[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정규시즌 최강자인 LA 다저스가 3연패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NL 디비전시리즈(DS) 2차전에서 2대4로 무릎을 꿇었다.
이틀 전 1차전에서 2대11로 대패를 당한데 이어 2차전도 내주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DS에서 '광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생겼다. 다저스는 작년 DS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승3패로 졌다.
1차전에서는 믿었던 베테랑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1회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잡고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고, 이날 2차전에서는 선발 바비 밀러가 1⅔이닝 동안 3실점해 초반 기선을 내준데다 타선이 또 침묵하면서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특히 다저스가 자랑하는 테이블 세터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은 이날도 적시타 하나를 날리지 못했다. 승부처는 1-3으로 뒤진 5회말이었다. 1사후 제임스 아웃맨이 애리조나 선발 잭 갈렌에게 볼넷을 얻고, 미구엘 로하스가 중전안타를 쳐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리드오프 베츠는 갈렌의 초구 92마일 바깥쪽 커터를 무기하게 잡아당기다 유격수 땅볼을 치면서 로하스가 2루에서 아웃됐고, 계속된 2사 1,3루서는 프리먼이 풀카운트에서 갈렌의 83마일 한복판 커브를 우두커니 쳐다보면서 삼진을 당했다. 이어진 6회초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좌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분위기는 애리조나로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정규시즌서 나란히 3할대 타율과 100타점 이상, 100득점 이상을 기록했던 베츠와 프리먼은 이번 DS 1,2차전서 합계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애리조나의 연승에 오히려 애리조나 선수들이 놀라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다저스는 정규시즌서 100승을 거두고 올라왔고, 애리조나는 84승으로 와일드카드 3위에 턱걸이하며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경기 후 애리조나 지명타자 토미 팸은 "현실적으로 우리가 이곳에서 1승을 하고 떠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승을 했으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했다.
중견수 알렉 토마스는 "이곳에서 2승을 거두고 좋은 기분으로 떠난다. 홈으로 돌아가면 더 멋진 일이 생길 것이다. 우리 팬들이 열렬히 응원해줄 것"이라며 홈 3,4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첫 2경기를 모두 이긴 팀이 다음 시리즈로 올라간 경우는 총 88번 중 78번이다. 확률 88.6%다. 또한 지금과 같은 '2-2-1' 방식의 DS가 도입된 1995년 이후 원정에서 첫 2경기를 잡은 팀이 시리즈를 통과한 것은 16번 중 14번이다. 87.5%의 확률이다.
즉 역사적인 통계상 다저스가 애리조나에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는 리버스 스윕을 연출할 확률은 11.4% 혹은 12.5%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가장 최근 DS에서 원정 2경기를 이기고 3,4,5차전을 연달아 내줘 탈락한 팀은 2015년 텍사스 레인저스다. 텍사스는 그해 AL 디비전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1,2차전을 잡은 뒤 홈에서 3,4차전, 다시 원정서 열린 5차전을 잇달아 내주고 탈락했다.
양 팀간 3,4차전은 오는 12~13일 애리조나의 홈인 체이스필드에서 열린다. 애리조나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갖는 홈경기다. 애리조나는 앞서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원정에서 2승으로 격파하고 DS에 진출했다. 애리조나 홈팬들은 2017년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당시 DS에서는 애리조나가 3연패로 탈락했다.
다저스가 운 좋게 내리 3경기를 이기고 NLCS에서 진출한 들 동부지구 강호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혹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당해낼 수 있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서 다저스의 경기력이 바닥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는 트루이스파크에서 열린 1,2차전서 1승씩 주고받았다. 1차전에서는 필라델피아가 '마운드 왕국'답게 3대0으로 완승했고, 2차전에서는 애틀랜타가 '홈런 군단'답게 결정적인 아치 2개를 앞세워 5대4로 역전승했다. 다저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경기력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