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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승 세리머니를 사직 덕아웃에서 본 유일한 롯데맨. 5일 뒤 복수의 안타를 치다. "배아팠다. 언젠가 잠실에서 우승세리머니 할거다"[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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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 LG 트윈스가 7대6으로 승리한 뒤 좌측 외야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을 때. 1루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본 롯데 자이언츠 선수가 있었다. 손성빈이었다.

당시 롯데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아무도 없었던 상황에서 손성빈 혼자 LG의 우승 세리머니를 보고 있었다. 손성빈이 LG의 어린이팬 '엘린이'가 아니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본인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날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를 본 것은 호기심과 함께 오히려 투지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손성빈은 9일 잠실에서 열린 LG전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당시에 대해 "우승 세리머니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솔직히 배가 아프기도 했다. 나중에 롯데가 우승했을 때 똑같이 잠실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손성빈은 이어 "나중에 우리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고 잘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안방에서 패하고 우승 세리머니까지 봤던 복수를 잠실에 와서 했다. 롯데는 9일 LG에 8대1로 승리했다. 손성빈은 이날 8번-포수로 선발출전해 2회초 무사 2,3루서 2-0에서 4-0을 만드는 2타점 중전안타를 때려내는 등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2회초 한동희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이어진 무사 1,2루서 7번 정대선의 희생번트 때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더 뽑아 2-0이 되고 무사 2,3루의 찬스가 계속된 상태에서 LG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손성빈이 LG 선발 강효종의 초구를 강하게 때려 2타점 안타를 만들어냈다.

손성빈은 "그때 초구를 쳤는데 더그아웃에서 홈에 들어온 구드럼과 하이파이브 하느라 내가 친 안타를 다들 못봤다고 하더라"면서 "나중에 내가 들어오니 다들 뭘 쳤냐고 물어봤다"며 웃었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나중에 보니 슬라이더를 쳤다고.

선반 심재민을 비롯해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1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날 심재민은 5⅓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실점의 호투를 했었다. 직구가 26개였는데 슬라이더가 더 많은 34개였고, 커브가 18개, 체인지업이 4개였다. 손성빈은 "원래 (심)재민이 형의 제2 구종이 커브인데 오늘 커브가 좀 높게 들어왔고, 슬라이더가 워낙 좋아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쉽게 잡으면서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올시즌 중반에 상무에서 제대를 하고 돌아왔고, 빠른 2루 송구로 야구팬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1회말 박해민에게 도루를 허용한 것이 시즌 두번째 도루 허용. 7번 잡아내고 2번만 허용해 도루 저지율이 무려 7할7푼8리나 된다. 손성빈이 포수 마스크를 쓸 땐 웬만하면 2루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 편이다.

2021년 롯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손성빈은 빨리 상무에 다녀오면서 성장할 일만 남았다. 시즌 중에 돌아왔지만 올해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평. 손성빈은 "최경철 코치님과 (유)강남이 형이 있어서 많이 배웠고, 또 박흥식 코치님으로부터 타격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라면서 "남은 시즌 다치지 않고 분위기 좋게 해서 많은 경기를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