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밝게 웃던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이 결국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신유빈-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1위)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랭킹 없음)와의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게임스코어 4대1(11-6, 11-4, 10-12, 12-10, 11-3)로 제압했다. 이로써 신유빈과 전지희는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복식의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의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21년 만이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생애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2021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유빈은 승리를 확정한 뒤 두 손을 번쩍 올리며 환호했다. 오광헌 감독에게 달려가 하늘 높이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환호하던 신유빈은 뒤에서 달려온 석은미 코치를 보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는 태극기를 두 손에 든 채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경기 뒤 신유빈은 "코치님이 먼저 우셔서 저도 같이 따라 울었어요"라며 쑥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것은 북한이었다. 아시안게임 탁구에서 남과 북이 결승전에서 붙은 것은 1990년 베이징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33년 만이다. 이번 대회 전 종목을 통틀어 결승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남북 대결이기도 하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베일에 쌓였던 차수영-박수경을 잡고 한국 탁구의 새 역사를 작성했다.
그는 "너무 신기하다. 집에 금메달이 생겼다. 또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작전 계속 바꿔가면서 플레이 이어간 것 같다. 정말 좋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TV에 나오는 거 보면 정말 좋아하신다. 금메달 딴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같이 행복해진다. 한국에 계신 코치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유빈은 "부상이 있었어서 사실 이 자리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운 좋게 행운이 찾아와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했다. 성적도 잘 나와서 잊지 못할 첫 아시안게임이 됐다. (파리올림픽) 아직 결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출전하게 되면 지금처럼 늘 하던대로 후회 없는 경기하도록 더 착실히 해야할 것 같다. 나가게 되면 거기서 후회 없는 경기 만들고 싶다. 도쿄올림픽 때도 선수들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집중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살짝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 뒤에 많은 것을 느끼고 스트레스 받은 걸 잘 풀어가면서 큰 경험이 된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