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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임신하니 '낳을거냐'고"..'잔혹한 인턴' 라미란 직접 겪은 2년 '경단'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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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라미란(48)에게 '잔혹한 인턴'은 '경단녀'의 공감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박연경 극본, 한상재 연출)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7년의 경력 단절 끝에 사회로 복귀한 고해라를 연기해야 했던 라미란은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며 '공감'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5일 오후 종로구에서 만난 라미란은 "아이를 낳고 쉬는 시간을 저도 가졌었다. 그때의 마음이 어떤지 제가 더 잘 아니까 공감이 됐다. 되게 불안한 마음이 드는 시기다. '내가 다시 무대에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진짜 많이 한다. '누가 나를 다시 캐스팅을 해줄까' 싶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기르고, 그 기간을 2년을 쉬었는데, 그런 고민을 당연히 하게 되는 것이다. 자의로 떠났지만, 타의에 의해 복귀를 해야 하니까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낳을 거냐"는 공연 관계자의 질문까지 받았다고. 라미란은 "제가 결혼하고 얼마 안돼서 애를 임신했을 때다. 오디션을 봤는데 1차가 붙어 2차에 갔다. 그런데 그 사이에 임신을 했다는 걸 알게 된 거다. 그래서 작품을 못하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리 얘기를 했는데, '낳으실 거예요?'하더라. 뉘앙스는 '너 안 낳을 것 아냐?'하는 말투였다. 그때 기분은 나빴지만, '예 낳을겁니다. 안녕히계세요'하고 나왔다. 근데 사회의 임신과 육아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아직은 그런 것 같다. '이제 나아지겠지'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의에 의한 복귀'라는 말처럼 사회에서 스스로 일어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기도 했다. 무대를 떠나는 것은 마음대로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혹독하게 느낀 시간이기도 했다. 라미란은 "저도 처음 공백기를 갖고 연기를 다시 시작할 때 어깨가 '도로록' 말린 것 같은 느낌으로 있었다. 쉬다가 다시 시작한 작품이 바로 '친절한 금자씨'였는데, 심지어 제가 해왔던 무대도 아니었고 첫 영화에 낯선 환경에서 결이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보니 눈이 사방으로 가는 것 같았다. 그나마 해라는 경력이 있다는 생각에 열정이 넘치지만, 저는 내가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가장 힘든 부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라미란은 "누구를 의지할 수도 없었다. 어쨌든 내가 해야 했던 일이니까. 잘하든 못하든 그것의 결과는 만든 사람들이나 보시는 분들이 해야 할 것이고, 어쨌든 저는 최선을 다해서 하지만 결과는 알 수가 없었다. 시사회날 극장에서 보는데도 저게 괜찮은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오롯이 봐주는 분들의 피드백을 보면서 '저렇게 느끼고 있구나' 했던 것 같다"며 "해라는 그나마 밝고 희망적인 사람이다. 저도 옛날에는 제 입으로 '긍정적'이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어느 순간 풀이 죽은 느낌도 나더라. 그나마 언제나 땅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기에 해라를 연기하며 '그게 뭐라고! 그냥 하면 되지!'하는 생각이 생겼다. 그게 '나쁜엄마'에서도 표현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랬기에 '잔혹한 인턴'은 라미란에게는 '용기'의 의미가 됐다. 라미란은 "많은 같은 상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응원이 되기를 바랐다. 부딪히고 있으니 주저앉지 말라고. 그 정도의 메시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저는 완전 출산을 추천하는 사람이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아직 안 간 애들에게는 '애부터 낳아!'라고 할 정도다. 여자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잔혹한 인턴'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공개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