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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다 제친 서른여덟 '천유'의 8월 대약진, '마법' 이끈 5승무패 ERA 0.50 특급과 MVP 경쟁...'인기남' 노시환 나성범도 다크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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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중 가장 더운 8월의 날씨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0.435.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8)의 8월 타율이다. 삼성 구자욱(0.412)을 제치고 1위다.

출루율도 0.538로 1위. 갭 출루율이 무려 1할에 가깝다. 장타율도 0.597로 6할을 육박한다. 8월 OPS가 1.135. 불혹을 향해 가는 노장이 가장 더운 시기 체력소모가 가장 큰 유격수를 맡으며 거둔 성적. 믿기 힘든 비현실적 수치다.

김재호는 8월의 마지막 경기인 잠실 LG전에서 5타수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무려 0.348로 끌어올렸다. 지난 16일 KT전 이후 보름간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 일발 장타도 심상치 않다. 이날 LG전도 파울 홈런을 날렸다.

두산이 자랑하는 젊은 피들을 다 제치고 팀 내 유격수 최다 이닝을 소화중이다.

올시즌 주전 유격수 구상에 없었던 네번째 선택지. 안재석 이유찬 박계범 등 젊은 유격수의 백업 위치에서 넘버 원으로 올라섰다.

실제 시즌 초 교체 출전하며 1할대 타율로 마음고생을 했다. 5월 초 2군도 다녀왔다.

그러면서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6월타율 0.325로 반등하며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후반기 4할 타율로 대폭발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트레이드마크인 안정된 유격수 수비와 함께 공수에 걸쳐 최근 팀 공헌도가 가장 높은 선수 중 하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그동안 얼마나 자존심 상하면서 인내를 했겠는가. 내색하지 않고 잘 준비하고 기다려서 찬스를 잡는 게 베테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선수들이 더 욕심을 내서 김재호 선배를 이겨야 한다"며 베테랑의 약진에 박수를 보냈다.

뜨거운 8월을 보낸 김재호. 월간 MVP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강력한 경쟁후보들을 제쳐야 한다. 최대 난적 중 하나는 KT 위즈 '돌아온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다.

8월 5차례 선발등판에서 5전 전승. 36이닝 동안 단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50. 탈삼진도 이닝 당 1개가 넘는 37개. 볼넷은 단 3개 뿐이다.

KT는 쿠에바스의 맹활약 속에 선발진 전체 안정이란 파급효과를 얻으며 8월 한달 간 19승4패(0.826)로 승률 1위를 달렸다. 8월 10승13패(0.435)로 주춤했던 SSG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KT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8월 13승8패(0.619) 2위를 기록한 선두 LG를 4.5게임 차로 추격하며 역전 우승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생애 첫 '7월 MVP'에 올랐던 한화 홈런왕 노시환은 두달 연속 MVP를 노린다.

8홈런 24타점으로 7월(6홈런 14타점)보다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생산했다. 다만, 월간 타율이 0.244에 그친 점이 핸디캡. 다만, 득점권에서는 18타수9안타(0.500)로 1위를 차지하며 클러치 하터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8월 22경기에서 0.376의 타율(7위)에 5홈런(3위), 22타점(3위), 장타율 0.647(2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활약한 KIA 거포 나성범과 0.382의 타율(5위), 0.466의 출루율(3위), 22득점(2위), 6도루(공동 5위)의 KIA 박찬호도 자격이 충분한 MVP 후보다.

타자에게서 표가 갈리면 투수 부문에서 압도적인 쿠에바스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7월 팬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노시환의 경우처럼 팬심이 최종 승자를 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