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제는 분석을 해도 될 정도로 홈런 수치가 제법 많아졌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올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의 20홈런-30도루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 1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17호 홈런을 치고 28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20-30에는 홈런 3개, 도루 2개가 남았다. 샌디에이고가 36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나 다름없다.
주목할 점은 김하성이 터뜨린 홈런 17개가 대부분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영양가 만점'이라는 것이다. 이날 김하성이 터뜨린 홈런은 승부의 흐름을 가져오는 그랜드슬램이었다.
김하성은 2회말 1사 만루서 투스크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상대 좌완 선발 라이언 웨더스의 3구째 96.6마일 강속구가 몸쪽을 파고들자 벼락처럼 방망이를 휘둘렀다. 스윗스팟에 맞은 공은 라인드라이브로 좌측으로 날아 상대 좌익수 브라이언 데라크루즈의 머리를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발사각 29도, 타구속도 95.0마일, 비거리 359피트였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첫 만루포를 앞세운 샌디에이고는 결국 6대2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었다.
지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날린 대포는 추격의 불씨를 당긴 1회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KBO 출신의 메릴 켈리를 상대로 좌월 홈런을 쏘아올린 김하성은 동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비록 4대6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김하성의 홈런 덕분에 샌디에이고는 0-2로 뒤진 1회말 동점을 만들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 3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터뜨린 좌월 솔로홈런은 11대1 대승을 이끈 선제 결승포였다. 이런 감동적인 홈런이 한 두개가 아니다. 김하성이 치면 유독 많은 함성과 동료들의 환영 세리머니가 벌어진다.
올시즌 김하성이 날린 가장 인상적인 홈런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시즌 첫 홈런일 것이다. 4월 4일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서 4-4 동점이던 9회말 김하성은 상대 스캇 맥거프의 5구째 90.2마일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파울 폴 안쪽으로 쏜살같이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김하성이 올해 때린 17개의 홈런을 방향별로 보면 좌월이 14개이고, 좌중월과 중월, 우중월이 각 1개씩이다. 김하성은 전형적 끌어당기는 타자로 대부분의 홈런이 좌측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펫코파크 좌측 외야석은 '김하성 홈런존'이라고 불릴 만하다. 김하성의 결정적인 대포가 유독 그곳으로 집중적으로 떨어졌다. 김하성 타석에서 뭔가를 기대하는 샌디에이고 홈팬들이라면 좌측 외야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한편, 올시즌 김하성이 친 홈런의 비거리는 최고 425피트(129.5m), 평균 386피트(117.7m)다. 또한 타구속도는 최고 108.5마일(174.6㎞), 평균 101.4마일(163.2㎞)이다. 우완 투수를 상대로 9개, 좌완 상대로는 8개를 터뜨렸다. 솔로홈런이 13개로 대부분이고, 투런포 2개, 스리런포와 만루포 각 1개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