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가 거액을 들여 야심차게 데려온 좌완 카를로스 로돈(30)이 복귀 한 달여만에 또다시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양키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좌완 카를로스 로돈이 왼쪽 햄스트링에 이상이 발견돼 IL에 등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돈은 이날 MRI 검진을 받았다.
로돈은 지난 겨울 6년 1억6200만달러(약 2118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게릿 콜과 함께 원투 펀치를 구성해 로테이션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왼팔 부상을 입어 시즌을 맞기도 전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는 3개월 넘는 재활을 마치고 지난달 8일 복귀, 시카고 컵스전에 선발등판해 양키스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한 달 만에 다시 IL 신세를 지게 됐다.
로돈은 전날(7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선발등판해 3회 투구 도중 좌측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는 2⅔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3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5실점하며 또 부진을 나타냈다.
로돈은 "뭔가 햄스트링을 확 잡아채는 느낌이었다. 경련이 일어났고, 계속 반복됐다. 이후로 좀 좋아졌지만, 더 악화될 수 있어 내려왔다"며 "정말 실망스럽다. 이건 내가 바라는 바가 절대 아니다. 내가 뭘하고 있는 참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밝혔다.
로돈의 복귀 시점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올시즌 6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7.33을 마크했다.
로돈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31경기에서 178이닝을 던져 14승8패, 평균자책점 2.88, 237탈삼진을 올리며 'FA로이드'를 제대로 탔다. 2015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개인 최다승 및 최다 탈삼진을 찍었다.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안정적인 제구가 높은 평가를 받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로돈은 복귀 후 직구 평균 구속이 95.3마일로 작년 95.5마일에 근접한 속도를 보였다. 이날 휴스턴전에서도 최고 98.8마일, 평균 96.2마일의 빠른 공을 던지며 위력을 떨쳤지만, 한복판으로 몰리는 실투가 많아지면서 홈런 2방을 맞고 5실점했다.
로돈이 다시 이탈하면서 양키스는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역대로 거액의 계약을 맺고 잦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시간이 많은 '먹튀' 투수로 데이빗 프라이스(7년 2억1700만달러·은퇴),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7년 2억45000만달러), 보스턴 레드삭스 크리스 세일(5년 1억4500만달러) 등이 꼽힌다.
로돈이 FA가 됐을 때, 일부 전문가들은 부상이 잦다는 이유로 4년 이상 장기계약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로돈이 빅리그 데뷔 이후 IL에 오른 것은 이번이 10번째다.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은 9번 중 두 번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