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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드라마 감독 존경"..그럼에도 시리즈물 향하는 영화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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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심지어는 날카로운 심판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영화 감독들의 드라마 연출 데뷔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OTT 시장의 활성화와 영화 시장의 침체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 도전하는 영화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일찌감치 넷플릭스 'D.P.'를 연출하며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작품상을 수상한 한준희 감독부터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그리고 JTBC '멜로가 체질'을 통해 자신 만의 작품 세계를 안방에까지 전파한 이병헌 감독 등 확실한 세계관을 보여준 감독들도 많았다.

최근에는 영화 감독들의 시리즈 진출이 더 두드러지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티빙 '욘더'를 통해 이준익 감독까지도 시리즈물에 도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선보였고, '마스터' 등을 만들었던 조의석 감독은 김우빈과 함께 '택배기사'를 선보였다. 또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든 이종필 감독도 '박하경 여행기'로 돌아왔고, '청년경찰', '사자'를 만들었던 김주환 감독도 '사냥개들'을 통해 시리즈로 돌아올 예정이다 보니, 영화관 침체가 작품의 '길이'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는 확실한 경계선으로 인해 넘나들기 쉽지 않은 장르로 보였으나, 요즘에는 영화 시나리오를 시리즈 길이로 늘이는 작업들이 한창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스포츠조선에 "제작이 연기되고 있는 시나리오들의 경우, 시리즈물로 살을 붙여 오면 제작을 시도해보겠다고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심지어는 시작부터 시리즈물을 목표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하는 감독들까지 늘어나고 있다 보니 영화와 시리즈의 경계는 이제 거의 허물어진 셈이다.

이 같은 시도는 이미 영화 산업의 침체로 인해 가속화 돼왔다. 스크린에 거는 영화의 경우 충성스러운 관객이 없다면 손익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장되지만, 시리즈의 경우 보장된 OTT 구독자의 존재가 보탬이 된다는 것. 극장의 경우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확실한 성공을 보장한 IP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흥행이 어렵고, 최근에는 이병헌 감독의 '드림'과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 등도 100만 관객을 겨우 넘기거나 혹은 넘기지 못한 채 마무리 되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보다는 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명 '보릿고개'라고 푸념하는 제작자들 사이에서 드라마 시리즈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자들의 높아진 기대감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동시에 떠안게 되는 바. 시청자들은 플랫폼과 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들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를 평가 중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나 '몸값'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을 정도였지만, 일부 작품은 드라마적 문법에 맞지 않다는 날카로운 평가를 받기도. 조의석 감독은 드라마 연출을 돌아보며 "드라마 감독님들 존경스럽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그럼에도 계속해서 도전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익숙함과 낯선 것 사이 줄다리기에 대한 필요성이 여전히 대두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