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김)윤식이도 이렇게 가다가 안되면 자리 뺏기는 거다."
1위를 달리는 LG 트윈스에도 걱정 거리는 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국내 선발이다. 외국인 원투 펀치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는 여전하다. 켈리가 4월에 부진했지만 5월엔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런데 국내 선발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당초 3선발 김윤식과 4선발 이민호, 그리고 시범경기를 통해 확정한 5선발 강효종으로 국내 선발진을 구성했었다. 그런데 초반부터 어그러졌다.
김윤식은 WBC 출전으로 초반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이민호는 1경기만 던지고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빠졌다. 강효종은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갈수록 부진하며 결국 2군에서 다시 조정을 받게 됐다. 이민호와 강효종을 대신해 들어온 이는 롱릴리프 임찬규와 2군 선발 이지강이었다.
임찬규는 지난해까지 붙박이 선발이었지만 올시즌은 롱릴리프로 빠져있었다. 그런데 구속보다 변화구와 제구에 집중하면서 롱릴리프로 안정적인 피칭을 해 대체 선발로 나섰고, 국내 선발 중 유일하게 5이닝 이상을 꾸준하게 던지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갈수록 믿음이 쌓였고, 이젠 염 감독도 임찬규를 국내 1선발로 확정했다.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올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19의 환상투를 보여주고 있는 중.
이지강은 씩씩하게 공격적으로 던지는 모습에 염 감독이 계속 5선발로 기용했으나 한차례 선발을 쉬면서 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김윤식은 계속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기복이 심하다. 5월에 호투와 부진을 반복하고 있다. 10일 잠실 키움전서 6이닝 5안타 1실점을 기록했지만 16일 잠실 KT전에선 3이닝 7안타 5실점에 그쳤다. 21일 잠실 한화전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살아나는가 했으나 27일 광주 KIA전에선 4⅓이닝 7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염 감독은 국내 선발을 얘기하며 항상 "임찬규가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 싶다"며 선발로서 안정적으로 던져준 임찬규를 항상 칭찬했다. 이어 임찬규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 중 잘던지는 투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윤식이도 이렇게 가다가 안되면 자리 뺏기는 거다"라고 말한 염 감독은 "상무에서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 이상영이 6월 중순 제대해 돌아오면 상영이를 선발로 쓸 생각이다"라면서 "결국 상영이, 윤식이, 민호, 지강이, 효종이 중에서 잘던지는 투수를 쓸 것이다. 잘하는 투수가 자리를 잡는다"라고 말했다.
이상영은 지난해 상무에서 10승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8경기서 8승무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월 12일에 제대할 예정이다.
4,5선발 자리는 계속 경쟁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민호가 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복귀전을 치르고 6월 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엔 이지강이 선발 등판한다. 염 감독은 "민호가 이제 부상에서 돌아오기 때문에 화요일에 던지고 나흘 쉬고 일요일에 던지기는 힘들다. 화요일 롯데전에 던진 뒤에 엔트리에서 빼고 열흘 뒤에 다시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올시즌 3선발로 고정됐던 김윤식도 개막 두달이 되는 동안 아직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다 보니 이제 기회가 몇번 남지 않았다. 이상영이 오면 이상영이 선발 한자리를 당분간 꿰찰 가능성이 크기에 남은 한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이 예상된다. 그 사이 김윤식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자리를 뺏길지도 모를 일이다.
6월이 지나면 LG의 국내 선발진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냉정한 경쟁이 시작된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