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갈길 바쁜 KIA 타이거즈가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25일 대전 한화전. KIA에겐 출혈이 큰 승부였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불과 2회말 헤드샷 자동 퇴장으로 불과 22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KIA는 김기훈을 급히 마운드에 올렸으나 3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김대유까지 마운드에 올린 끝에 겨우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후 임기영이 3이닝을 막아냈지만, 이후에도 필승조-추격조 구분 없이 불펜 자원을 소모해야 했다. 롱릴리프 임기영이 3이닝 역투로 분위기를 누그러 뜨리지 못했다면 더 큰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승부였다.
과정에 걸린 부하가 상당하다. 생각지도 못한 헤드샷 퇴장으로 불펜 투수들이 일찌감치 전원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투수들이 급하게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오르는 과정에서 기존 루틴이나 밸런스는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여파는 자연스럽게 주말 3연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
KIA는 26~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LG는 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한다. 팀 OPS(출루율+장타율) 전체 1위로 타팀과 격차도 상당하다. 수위 타자 자리를 다투고 있는 문성주 오스틴 외에도 홈런 1위 박동원, 베테랑 김현수 오지환 등 무서운 타자들이 즐비하다.
KIA는 주말 3연전에 아도니스 메디나를 시작으로 양현종, 숀 앤더슨이 차례로 등판한다. 외인 원투펀치와 토종에이스가 나서는 만큼 자신감을 가질 만하지만, LG의 타격 사이클이 워낙 좋기에 방심하긴 힘든 승부다. 메디나는 기복이 심하고, 앤더슨은 5월 들어 하락세가 뚜렷해 사실상 계산이 서는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자연스럽게 불펜 소모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승부. 이런 가운데 한화전에서 빚어진 변수는 그래서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KIA는 지난달 28~30일 잠실 LG전을 스윕승으로 장식한 바 있다. 당시 첫 경기에서 양현종이 5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불펜 투수 6명을 동원해 리드를 지키고 1점차 승리를 가져온 바 있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이어진 두 경기도 모두 잡고 5연승을 달렸다. 한 달 전과 같은 집중력이 절실한 KIA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