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에 '구단 최초'로 이름을 새겼다. 4시즌 연속 두자릿수 홀드와 세이브를 올린 콤비가 탄생했다.
구승민(33)과 김원중(30)이 그 주인공이다. 어느덧 4년째 호흡을 맞추며 창단 41년 역사상 롯데 최고의 불펜 콤비로 자리잡았다.
23일 부산 NC전. 선발 나균안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뒤 김상수를 거쳐 구승민이 8회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삼자범퇴. 9회를 이어받은 김원중은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삼진-내야 뜬공-3루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구승민은 2018년 7승4패14홀드로 처음 두각을 드러냈다. 팔꿈치 부상으로 조정기를 거쳤지만, 이후 롯데를 대표하는 든든한 허리로 자리잡았다. 2020년부터 20-20-25홀드를 올리며 지난해까지 구단 역사상 첫 3년 연속 20홀드를 따냈다. 올해도 20경기 등판 만에 10홀드를 채우며 구단 역사상 첫 4년 연속 두자릿수 홀드를 올린 불펜으로 기록됐다. 노경은(11홀드)에 이은 홀드 2위다.
통산 홀드도 96개로, 강영식(96홀드) 현 불펜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1개만 더 추가하면 롯데 역사상 최다 홀드의 주인공이 된다.
김원중은 사직 아이돌로 불릴만큼 준수한 외모에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선발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9년 막판 불펜에 안착했고, 2020년에는 은퇴한 손승락의 뒤를 이어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첫해부터 25세이브를 올리더니, 2021년에는 35세이브로 단일 시즌 구단 역대 2위(1위 손승락, 37세이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시즌초 부상으로 흔들림이 있었지만, 후반기 구승민과 함께 철벽 뒷문을 과시하며 17세이브를 올렸다. 올해도 10세이브를 추가, 벌써 통산 87세이브로 구단 역대 최다 세이브(1위 손승락, 94세이브)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안에 통산 100세이브도 가시권이다. 김원중 역시 구원 부문 2위(1위 서진용, 16세이브)에 올라섰다.
프로 원년팀이지만, 롯데는 아직까지 정규시즌 우승이 없는 팀이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단 2번(1984, 1992) 뿐이다.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지 가장 오래된 팀이기도 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소총타선, 핵타선 다 경험이 있지만, 올해만큼 빈틈없는 불펜을 구축한 경험은 드물다. 역대 구원왕은 2009년 존 애킨스(26세이브), 2017년 손승락(37세이브)이 유이하다. 홀드왕도 2004년 임경완(22홀드), 2018년 오현택(25홀드) 2명 뿐이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박세웅과 더불어 투수조장,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중견의 위치에 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독려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어느덧 한솥밥을 먹은지도 올해로 10년째다. 경기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나오지만, 팀의 핵심선수로서 6년만의 가을야구, 더 나아가 새 역사를 이끄는 콤비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