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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김민재' 김지수의 EPL 오퍼 배경엔 '바이아웃'…소속팀-상대팀-김지수 모두 '윈-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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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철기둥' 김민재(27·나폴리)의 맨유 이적설 관련 현지기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키워드 '바이아웃(buy-out)'은 이제 팬들 사이에서 익숙한 표현이다. 스포츠에서 보통 바이아웃은 '일정 금액 이상이면 소속 구단의 동의없이도 해당 선수와 협상이 가능한 금액'을 일컫는다. 현지보도에 의하면, 나폴리는 김민재 계약서에 삽입된 바이아웃을 어떻게든 삭제하려고 노력했다. 4500만유로~6000만유로(약 654억원~873억원)로 추정되는 바이아웃 금액이 김민재의 실제 시장가치보다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바이아웃이 늘 걸림돌로 작용하는 건 아니다. '제2의 김민재'로 불리는 U-20 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지수(19·성남)의 사례를 보면 그렇다. 김지수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 브렌트포드에서 바이아웃(70만달러)과 셀온 조항이 포함된 오퍼를 받았다.<스포츠조선 5월15일 단독보도> 바이아웃 70만달러(약 9억3700만원)는 유럽 빅리그 기준으론 상당히 낮은 금액이다. 브렌트포드 입장에선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십대 한국인 수비수에게 투자하기엔 아깝지 않은 금액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유럽 무대에서 유망주에게 투자하는 건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민재만 봐도,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는 300만유로(현재 환율 43억6000만원)였다.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에 등장한 몸값은 5200만파운드(약 868억원)로, 2년 만에 약 20배 뛰었다. 김지수가 유럽에서 김민재만큼 빠르게 성장해준다면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게 되는 셈이다.

성남은 이번 여름 브렌트포드행이 확정되면 전도유망한 유스 출신을 프로 입단 2년만에 떠나보내야 한다.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성남은 지난 1월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김지수에게 접근했을 때, 70만달러 상당의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진출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읽고 협상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조건을 인지한 브렌트포드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1부 승격을 노리는 성남은 김지수 이적이 확정되면 9억여원의 금액을 전력 보강을 위한 이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지수의 U-20 월드컵 출전과 유럽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성남은 새롭게 영입한 패트릭, 김진래와 기존 조성욱 김훈민 등으로 수비진 세팅을 마쳤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월드컵 참가차 자리를 비운 김지수는 이번 시즌 단 1경기에 출전했다.

김지수는 월드컵을 치르고 돌아오면 설렘 가득한 여름을 맞이한다. 대회에 나서기 전에 도착한 오퍼는 김지수에게 나쁠 것 하나 없다. 브렌트포드는 시작일지 모른다. 월드컵 활약 여하에 따라 더 많은 구단, 이름값이 더 높은 구단이 손을 내밀거나, 바이아웃을 웃도는 금액을 내미는 구단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미 '제2의 김민재' 김지수의 프로필은 유럽 전역에 돌았다. 유럽 빅클럽의 스카우트가 대거 모이는 U-20 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면 이름값과 몸값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지수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인생에 한 번뿐인 대회,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최대한 오래 즐기다 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