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3일 대구 삼성-LG전 7회에 나온 정주현의 김태군 태그 장면. 논란이 뜨겁다.
2-7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 김태군이 3루수 옆 스치는 2루타성 타구를 날린 뒤 2루에서 태그아웃됐다. 2루심은 베이스에서 손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억울한 김태군이 벤치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판독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원심 그대로 태그아웃.
김태군은 정주현의 첫 태그를 피해 오른손으로 베이스를 찍었다. 하지만 이미 2루 베이스에 닿은 김태군의 손을 LG 2루수 정주현이 글러브로 밀어내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미 진행방향으로의 동작은 멈춘 터라 관성에 의해 오버런 된 거라고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억울한 박진만 감독이 퇴장을 감수하고 나와 심판진에 어필을 했다. 결국 박 감독은 퇴장조치 됐다. 추격흐름에 있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결국 삼성은 9회 김지찬의 시즌 첫 홈런에도 불구, 4대7로 패했다.
삼성 팬들이 분노했다. 화창한 토요일과 에버랜드데이를 맞아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2만1817명의 홈 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온라인에서도 논란이 뜨거웠다.
삼성 팬들은 '명백히 밀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센터 생각은 달랐다. 자연스러운 플레이 과정 속에서 나온 정상적인 태그 장면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손이 떨어졌으니 아웃이 맞다고 최종 판정했다.
첫 태그를 피해 오른손으로 베이스를 찍은 김태군은 억울했다. 정주현의 태그가 없었다면 떨어지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었다.
태그 상황에서 고의적으로 밀었느냐는 여부는 선수만 안다. 거짓말 탐지기를 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밀었든, 밀렸든' 중요한 건 결과 판단이다.
의도와 관계 없이 '수비수 글러브에 밀리지 않았다면 과연 손이 떨어졌을까'가 유일한 기준이 돼야 한다. 정주현이 살짝 균형을 잃으면서 김태군 쪽으로 미끄러지면서 가한 물리력이 글러브를 떨어뜨릴 정도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면 존중받아야 할 판정이다.
하지만 만약 수비수의 '의도'가 기준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비디오 판독은 기계적인 판단이 아니다. 심판 판정 처럼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 단지 '글러브가 떨어졌다'가 판정 기준이 아닌 '왜 떨어졌느냐'가 기준이 돼야 한다.
정주현의 물리력이 아니었다면 손이 떨어지지 않았을 거란 판단이었다면 세이프로 정정됐어야 했다. 그래야 향후 유사상황에서 수비수의 페어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
정주현도 오해는 억울할 수 있다.
주자 김태군의 손이 떨어질지 몰라 확인 차원에서 글러브를 댄 것이 하필 그 순간 균형을 잃으면서 글러브가 밀렸기 때문이다. 아웃 판정으로 마치 고의적으로 민 것 처럼 삼성 팬들 사이에 매도되고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누상에서 이런 유사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비슷한 케이스에 비디오판독 요청이 쇄도할 것이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모두가 억울하지 않은 기준이 마련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