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도, 손흥민도 아니었다.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빌라 감독이 토트넘과의 일전을 앞두고 경계인물 1순위로 해리 케인, 손흥민이 아닌 제3의 선수를 주목했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애스턴빌라와 맞붙는다.
6위 토트넘(승점 57)과 8위 애스턴빌라(승점 54)의 승점 차는 불과 3점. 3경기가 남은 시점,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유로파리그 티켓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 토트넘이 승리할 경우 유로파리그행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패할 경우 남은 2경기에 모든 운명을 걸어야 한다.
토트넘은 지난해 4월 애스턴빌라 원정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 데얀 쿨루셉스키의 골에 힘입어 4대0 완승을 거뒀다. 톱4 티켓을 극적으로 확보하고 손흥민이 골든부트를 수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경기다. 그러나 새 시즌 에메리 감독이 뛰어난 전술 능력을 통해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고, 토트넘은 지난 1월 1일 애스턴빌라와의 안방 첫 경기에서 0대2로 완패했다. 하위권의 팀이 어느새 8위까지 치고올라오며 빌라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가장 최근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애스턴빌라는 맨유, 울버햄턴에 잇달아 0대1로 패했다. 2연패 후 토트넘과의 홈경기에 나선다. 토트넘은 직전 크리스탈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4경기 무승(1무3패)를 끊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이 4-4-2, 3-4-3의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를 성공적으로 펼쳐보이며 1대0 '클린시트'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에메리 감독은 토트넘전을 앞두고 '절대 에이스' 케인(35경기 26골)과 손흥민(33경기 10골) 대신 크리스탈팰리스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영건' 페드로 포로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포로는 에베르송 로얄의 패스를 이어받아 틈날 때마다 골을 노렸고 케인에게 훌륭한 반전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하며 결승골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올시즌 스포르팅 리스본과 토트넘를 합쳐 총 40경기에 나선 포로는 5골13도움을 기록중이다. 에메리 감독은 토트넘전을 앞두고 "포로가 아주 잘 뛰고 있다"면서 "그는 공격과 수비 모두 강한 선수다. 포로는 오른쪽 측면에서 모레노, 루카스 디뉴와 맞붙을 것이다. 나는 그를 멈춰세우고 이 결투를 받아들일 것"이란 말로 승리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에메리 감독은 토트넘이 크리스탈팰리스전에서 적용한 전술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변화에 능숙한 아주 강력한 선수들이다. 다양한 전술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한 팀"이라고 인정했다. "처음에는 톱4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5~10년전보다 톱4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면서 "톱4를 노리는 팀이 7팀이나 된다. 애스턴빌라도 마찬가지다.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지난 한 달동안 약간의 문제를 겪었지만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수비적으로도 강하고 변화에도 능한 매우 강력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지난번 경기에선 빌라가 고전했다. 이제 우리는 홈에서 좋은 경기로 도전할 때다. 우리는 선수들을 믿어야 하고 발전해나가고 있는 우리의 전술적 방식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