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마운드 위 희로애락' 얼마나 잘 던지고 싶었으면...13일 만에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출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이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 김혜성 중견수 뜬공-이용규 2루 땅볼-이정후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공 13개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2회 맞은 실점 위기. SSG 선발 김광현은 1사 1,2루서 키움 전병우를 내야 땅볼 유도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격수 박성한이 잡아 2루수 최주환에게 토스, 포스아웃시킨 뒤 1루까지 이어진 깔끔한 송구 플레이. 마운드 위 김광현은 병살을 확신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권영철 1루심의 시그널은 세이프. 자기 생각과 다른 심판 시그널에 김광현은 깜짝 놀랐다. 1루수 전의산에게 다가간 김광현은 포구가 먼저인지 확인하며 벤치를 향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원심 유지 세이프. 타격 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한 키움 전병우의 발이 간발의 차이로 먼저 베이스를 터치했다.
2사 1,3루 키움 루키 김동헌과 승부. 김광현은 체인지업을 연속 2개 던져 유격수 플라이로 이닝을 마쳤다. 부상 복귀전 누구보다 잘 던지고 싶었던 에이스 김광현은 실점 위기를 넘긴 순간 해맑게 웃었다.
가을 야구와 같은 큰 경기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에이스 김광현.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8일 한화전에서 구속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3이닝 5실점 부진했다. 검진 결과 왼쪽 어깨 염증으로 휴식을 취한 뒤 13일 만에 복귀한 김광현은 자신 있게 공을 뿌렸다.
3회 김수환 삼진-김혜성을 투수 땅볼 처리하며 빠르게 2사를 만든 김광현. 이용규가 초구를 때려 안타로 출루. 이어진 이정후와 승부는 풀카운트까지 이어졌다. 이때 2루 도루를 감행한 이용규를 포수 김민식이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자, 김광현은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다.
4회는 공 8개만 던져 이정후-이형종-러셀 키움 중심 타선을 손쉽게 요리했다.
에이스 김광현 호투에 타선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4회 SSG 공격. 키움 선발 후라도를 상대로 2사 이후 최정이 볼넷을 얻어내며 팀 첫 출루에 성공했다. 초구를 노려 에레디아는 우전 안타. 2사 1,2루 찬스 한유섬의 먹힌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며 천금 같은 선취점을 올렸다. 타선에서 막혀 있던 혈을 뚫어주자, 마운드 위 김광현은 더 힘차게 공을 뿌렸다.
5회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2루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병우는 볼넷. 무사 1,2루 김동헌을 3루 땅볼 유도한 순간 김광현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바운드가 갑자기 튄 타구를 3루수 최정이 몸으로 막은 뒤 1루로 정확히 송구했다. 만약 뒤로 빠졌으면 실점을 연결될 수도 있던 상황. 이어진 타자와의 승부에서 김수환-김혜성을 돌려세우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김광현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쉬었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김광현은 엉덩이로 최정을 툭 치며 직전 수비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대0 1점 차로 앞서고 있던 5회 1사 SSG 전의산의 솔로포가 터지자, 더그아웃에 있던 김광현도 기뻐했다.
6회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 선두타자 이용규를 좌익수 뜬공 처리 후 이어진 이정후와 승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 볼넷을 내주기 싫었던 김광현은 자신 있게 직구를 던졌다. 140km 몸쪽 깊은 곳을 찌른 직구. 이정후는 기술적인 타격으로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는 좌측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김광현의 실투가 아니었다 타자 이정후가 잘 친 상황이었다.
첫 실점을 홈런으로 허용한 김광현은 아쉬워했다. 마운드를 찾은 포수 김민식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대화를 나눈 뒤 다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했다. 6회 마지막 타자 러셀을 헛스윙 돌려세운 김광현은 글러브를 치며 환호했다.
이날 김광현은 6이닝 3피안타 4사구 2개 탈삼진 6개 피홈런 1개 1실점, 최고 구속 146km 직구(36개), 131km 체인지업(33개), 138km 슬라이더(18개), 커브(9개) 총투구수 96개를 기록하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