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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경륜판도 좌지우지하는 수석 졸업생들의 활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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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말이 현재 경륜경주의 흐름과 맞아떨어지고 있다. 최근 경륜 판도는 훈련원 시절 수석 졸업생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만큼 여세를 몰아 신인 때부터 갈고 닦은 실력들이 무르익어 새로운 경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하고 있다.

현재 경륜 최고 등급인 슈퍼특선(SS)반 5명 중에는 수석 졸업생이 무려 3명이나 포진돼 있다. 20기 수석 졸업생이자 그랑프리 5승에 빛나는 정종진(김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다 연승행진인 89연승을 기록한 25기 수석 졸업생 임채빈(수성), 여기에 노장 축에 속하지만 전혀 노쇠함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강인한 체력을 보여주는 17기 수석 졸업생 인치환(김포)이다.

정종진과 임채빈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자타공인 현 경륜 최강자들이다. 어떤 경주에 나서던지 다양한 전술은 물론이고 수많은 변수가 있는 경주도 자신의 능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기량은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환상까지 보여준다.

현재 정종진은 작년부터 연승을 이어와 현재까지 18연승과 올 시즌 100% 승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질세라 임채빈도 비록 작년 그랑프리에서 정종진에게 일격 당하며 연승행진은 깨어졌지만 올해 다시금 11연승을 쌓아 올리면서 역시 승률 100%를 자랑하고 있다. 앞으로 두 선수가 나서는 경주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쓰여 지겠고 만날 때마다 용호상박을 벌일 것은 분명하다.

그 외 수석 졸업생 중 코로나 공백기 은퇴 한 강 호(23기)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중 16기 이후 수석 졸업생들은 모두 특선급에서 활약하고 있다. 비록 인치환을 빼곤 슈퍼특선반에 오르진 못하고 있지만 점차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는 모양새다.

18기 수석 졸업생인 박용범(김해B)은 늘 호랑이 발톱을 꺼낼 수 있는 승부사 기질을 보유하고 있고 19기 수석 졸업생 류재열(수성), 22기 수석 졸업생 최래선(전주), 24기 수석 졸업생 공태민(김포) 등은 선행, 젖히기, 추입 등 안되는 전법이 없어 어느 편성에서도 강자로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조금 부진하더라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이 출전하는 경주는 언제든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아직 신인티를 벗지 못한 27기 수석 졸업생 손경수(수성)에게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록 데뷔 후 곧바로 특별승급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여전히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선배들을 압도할 만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보는 시야는 넓어질 것도 분명하다. 여기에 같은 훈련지를 두고 있는 임채빈의 조언도 손경수의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향후 특선급에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재목으로 평가된다.

명품경륜 승부사 김순규 수석기자는 "현재 경륜 판도는 수석 졸업생들이 거의 장악하듯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훈련지의 명성을 우선하겠지만 수석 졸업생이란 타이틀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수석 졸업생들의 활약상은 앞으로 몇 년은 더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들의 노력을 지켜보는 것도 경륜을 즐기는데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