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둘째 아들을 3년 안에 데려 오려구요."
인기 절정의 예능인에서 농구계로 돌아온 허 재 데이원 스포츠총괄 대표이사. 그의 입담은 여전했다.
단, 예전과는 약간 달랐다. 선수와 감독 시절,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했던 그는 '예능인' 3년을 거치면서 적절한 'MSG'와 재치있는 화법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데이원스포츠 프로농구단은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 5층 회의실에서 창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허 재 스포츠총괄 대표이사, 박노하 경영총괄 대표이사, 김승기 초대 감독과 함께 이정현 전성현 김강선 등이 참석했다.
허 재 대표이사는 "예능은 하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농구계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다. 그런데 3년 간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마침, 데이원이 새로운 시작을 한다고 했고, 박노하 대표이사가 감사하게 불러줘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3년 간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는 말은 약간의 유머러스함을 가지고 있었다.
'예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앞으로 대표이사와 예능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3년 간 프로그램 가리지 않고 했다. 그런데 농구 홍보에 예능만한 수단이 없다. 농구 부흥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는데, 제작진과 협의해야 겠지만, 시즌 중에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야 데이원 농구단도 홍보가 되고 전성현 이정현 등의 선수들의 이름값도 높아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승기 초대 감독이 "올해 우승은 힘들고, 3년 안에 챔프전에 올라가겠다"고 하자, 허 대표이사는 "김 감독의 얘기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사령탑의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농담섞인 '압박'을 했다.
김 감독이 "그래도 냉정하게 보면 올해 우승 멤버는 아니다. 3년 안에 우승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허 감독은 웃으면서 "지금 기자 간담회를 끝으로 김 감독은 관둘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는 과감한 공약도 내세웠다. "첫째 아들은 KCC로 잘 갔다. 둘째 아들은 3년 안에 꼭 데려오겠다. 쉽지 않겠지만"이라고 했다.
그의 첫째 아들은 허 웅이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어 DB에서 KCC로 팀을 옮겼다. 둘째 아들은 리그 간판 가드 허 훈이다. KT의 에이스다.
2024~2025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당연히 원 소속구단 KT에 잔류할 지, 다른 팀으로 이적할 지 알 수 없다. 리그 최상급 가드이기 때문에 몸값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원이 '아빠 찬스'를 쓴다고 해도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데이원은 잠재력이 높은 이정현을 장기적으로 키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포지션도 겹친다. 이 부분을 모를 리 없다. 한마디로, 허 재 대표이사의 과감한 '농담'이었다.
예전 허 웅의 신인 지명을 피한 일화도 언급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CC는 허 웅을 지명할 수 있었다. 4순위로 KCC는 고려대 가드 김지후를 지명했고, 동부(현 DB)가 5순위로 허 웅을 선택했다.
당시 KCC 내부적으로 '감독과 그 아들이 한 팀에 있는 것은 팀 워크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였고, 김지후도 당시 슈팅 가드 중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카드였다.
허 대표이사는 "당시 아내와 이혼 도장만 안 찍었을 뿐이지, 거의 이혼 직전이었다"고 농담한 뒤 "이번 KCC행은 좀 다르다. 최형길 단장님, 전창진 감독님 모두 좋으신 분들이고, KCC를 잘 선택한 것 같다. 우리 구단에서는 전성현이 필요하다는 김 감독의 의견도 적극 수용했다"고 했다.
데이원의 구단 운용 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관계자와 농구 팬은 여전히 많다. 허 대표이사는 "구체적 운용에 관한 금액이나 수치는 밝히기 힘들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다른 구단과 큰 차이가 없다. 어떤 구단보다도 잘 운영할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FA로 풀린 이승현 이대성을 잡지 못한 부분과 연결해서 불안함을 얘기하시는데, 우리는 많은 금액으로 FA 전성현을 영입했다. 김승기 감독의 생각과 팀 구성을 봤을 때, 이런 변화가 현명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구단 운영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실 것 같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