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매일 고민의 연속이다."
이상범 원주 DB 감독은 3연패 탈출에도 안도의 한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올시즌 겪는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감독으로서 말못할 고충을 넋두리하듯 털어놨다.
이 감독이 이끄는 DB는 10일 수원 KT와의 홈경기에서 75대71로 승리했다. 올시즌 KT전 5승1패의 압도적 우위. KT의 5연승을 저지하며 3연패에서 탈출한 DB는 6위를 지켜냈다.
이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해 "벼랑 끝이라 생각했다. 끝에 서면 전진만 있을 뿐 후퇴란 있을 수가 없지 않은가. 우리 선수들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잘 버텨줘서 대견하고 고맙다"면서 "경기 전 투지를 강조했는데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투지에 기대는 이유는 최근 DB가 처한 상황 때문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뒤늦게 휘말린 바람에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 속도가 너무 더디다.
선수 자원 가동에는 한계가 있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는데 답답하기만 하다. 성적을 보자니 선수가 울고, 선수를 보자니 다잡은 성적을 포기해야 할지 모르는 '진퇴양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 감독은 매일 고민하며 괴로워한다고 말했다. "10여 년 감독 생활을 하면서 철칙으로 여겼던 게 '선수 먼저'였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을 혹사시키기보다 두루 투입하며 장기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용병술을 소신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적과 소신의 사이에서 감독으로서 이렇게 해도 맞는 것인지 자꾸 고민하게 된다."
이 감독은 "이렇게 힘든 시즌은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보다 더 힘들다. 성적이 눈 앞에 보이는데 선수들 몸상태를 보면 '소신'을 지키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이 때문에 고민만 늘어간다"고 덧붙였다.
이날 알토란 활약을 펼친 박찬희에 대해서는 "활력소가 된다. 장점이 더 많은 선수다. 내 스타일은 누가 장단점이 51대49라고 하면 '51'을 선택한다. 찬희는 모범이 되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