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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역시 임채빈이변은 없다!' 올 첫 대상경륜 스포츠서울배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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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드롬 타노스' 임채빈(25기·수성팀)이 압도적 기량으로 시즌 첫 대상경륜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경륜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임채빈이 올 시즌 첫 빅 매치인 제26회 스포츠서울배 대상경륜도 우승하며 벨로드롬 절대 지존으로서의 위용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임채빈은 지난 27일 치러진 일요 특선 결승 15경주에서 전매특허인 한 바퀴 선행 전법을 구사하며 막판까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버티기로 대망의 시즌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날 2위 그룹과의 현격한 거리차가 말해주듯 흔한 접전이나 단 한 번의 위기 없이 깔끔하게 1위를 차지한 그야말로 완승이었다.

최근 진천 선수촌을 오가며 아마 국가대표와 프로무대를 병행 중인 임채빈은 덕분에 카본과 크로몰리 자전거를 번갈아 적응해야하고 타 선수들에 비해 출전 주기가 불규칙한 일종의 핸디캡을 안게 되었다. 이 탓인지 첫날 금요 예선에선 평소 보기 드문 마크 추입으로 승수를 선택하자 일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워밍업, 실전 적응력 점검에 불과했다. 다음날인 토요 준결승부터는 특유의 선행 강공 승부를 선택하여 본색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단 하루만이지만 전혀 다른 내용을 보임으로서 '역시 임채빈'이란 찬사를 얻어내기 충분했다.

바야흐로 '벨로드롬은 임채빈의 시대'다.

데뷔직전 15년 만에 경륜 훈련원을 조기 졸업해 화제를 모았던 임채빈은 실전에 투입되자마자 단 8경기 만에 특선급에 월반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후 경륜을 대표하는 슈퍼 특선 5인방을 차례대로 격파하며 마치 격투기에서나 사용할 표현인 이른바 '도장깨기'란 신드롬을 벨로드롬에서 일으켰다. 봐도 봐도 믿기지 않는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이는 코로나로 잊혀지고 있던 경륜을 회생시키는데 큰 기여도 한 셈. 자연스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 경륜 황제 정종진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도 완승한 것은 백미였고 대망의 그랑프리마저 접수하며 정점을 찍었다. 어떤 경주의 그 누구를 상대해도 도무지 질것 같지 않아서 히어로의 끝판왕인 '타노스'란 칭호가 이즈음 생겨났다.

프로에 입문해서도 아직 아마 국가대표팀의 적극적인 구애가 이어질 만큼 임채빈은 한국을 대표하는 불세출의 사이클 스타다. 단거리 선수론 사상 처음으로 세계 대회(2017 국제사이클연맹 UCI 트랙월드컵 경륜 동메달)에서 입상했고 스프린트 종목의 200미터와 1킬로 독주 신기록은 아직도 임채빈의 차지다.

놀라운 점은 프로에 입문한 지난해 자신의 200m 기록을 6년 만에 스스로가 경신했다는 점이다. 이미 서른을 넘은 나이지만 아직도 성장이 멈추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 셈이다. 아마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르며 그의 발목을 붙잡을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다.

전문가들은 평소 쉽게 상대들을 압도하는 임채빈의 경기력을 보노라면 앞으로 경륜의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34연승을 기록 중인데 아직 뚜렷한 적수가 없는 상황인 만큼 박용범의 36연승을 시작으로 조호성의 47연승과 정종진의 50연승도 갈아치울 기세란 것, 또한 이명현의 7연속 대상 경주 우승도 앞으로 3승만 추가하면 타이를 이루게 된다. 섣부른 감은 있지만 현재 활약상으로 보자면 불멸의 기록으로 꼽히는 정종진의 그랑프리 4연패도 결코 넘사벽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설경석 편집장은 "타고난 건각에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더해져 임채빈이란 히어로가 탄생한 것"이라며 "적지 않은 기간 임채빈의 독주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앞으로 무수히 남은 경륜에서의 각종 기록 경신과 팬들의 관심은 경륜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임채빈의 뒤를 이어 같은 수성팀 선배인 류재열이 동반입상에 성공한 것도 큰 화제였다. 19기 수석 졸업생으로 임채빈의 국가대표 선배이기도 한 류재열은 대상 무관이란 그동안의 한을 임채빈 마크로 풀어냈고 28년째 변방으로 불리던 경북은 사상처음으로 대상경주에서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단숨에 전국 최강팀 반열에 올라서는 겹경사를 맞이한 것, 그야말로 경북 수성팀에겐 이날이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