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모든 걸 걸었다.
'열정의 캡틴' 박해민이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박해민은 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시작된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6년 만의 가을야구에 대한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 2014년도에 제 인대랑 우승반지랑 바꿨거든요. 올해도 인대랑 우승반지랑 바꾸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비록 아프긴 하지만 팀을 위해 좋은 징크스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뼛속까지 진심이다.
박해민은 시즌 중 엄지 인대를 심하게 다졌다. 수술 권고까지 받았지만 최소 한달을 비웃듯 보름만에 돌아와 삼성 2위를 이끌었다. 이미 FA요건을 다 갖췄던 시점. 팀에 대한 헌신적 생각이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 인대를 바치겠다"는 말 만은 실제 이뤄져서는 안될 바람이다.
몸을 안 다치고, 우승도 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 모든 걸 떠나 그야말로 놀라운 팀 퍼스트 정신이다.
박해민은 올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얻었다.
소속팀 삼성은 물론 외야중심과 톱타자가 필요한 타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블루칩.
하지만 그의 머리 속에 FA에 대한 생각은 그닥 많지 않다. 대부분 비중을 우승 생각이 차지하고 있다.
"FA는 한해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우승을 향한 캡틴의 열정. 동료와 함께, 팬들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각오 뿐이다.
"순위 결정전에 패하면서 많은 팬분들께서 라팍에 오셨는데 KT에 우승을 넘겨주는 모습 보여드려 죄송한 마음이 커요. 몇 경기 안 남은 상태라 제 손가락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닙니다."
구자욱 등 많은 선수들이 시즌 막판 캡틴의 온 몸을 던진 불굴의 희생에 더욱 각성했던 터.
이같은 박해민의 진심이 플레이오프를 준비중인 삼성 선수들을 깨우고 있다. 파란색 물결이 넘치는 파란의 가을야구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