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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일날 도쿄행 확정 김진야 "최고의 생일선물, 금메달로 보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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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권창훈(27·수원 삼성)과 마찬가지로 김진야(23·FC서울)도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61)이 2020년 도쿄올림픽 최종 18명 명단을 발표한 지난 30일, 뜻깊은 생일을 맞았다.

김진야는 명단발표 기자회견이 열린 오후 2시30분,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라이브 영상을 틀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장을 포함한 18명의 얼굴이 차례로 스크린에 떴다. 수비수 김진야도 있었다.

"아빠, 나 됐어."

김진야는 발표 하루 뒤인 1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말했더니, 아버지도 크게 반응 안 하시고 '축하한다'고 하셨다. 속으론 기쁘셨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발표 전에 귀띔도 없었냐"는 질문을 하자 "정말 몰랐다"고 답했다. "'쫄깃쫄깃'했다. 경쟁이 치열해 마지막까지 누가 선택을 받을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을 경험해봤지만, 올림픽 무대는 또 다르다. 인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다. 우리 팀엔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박)주영이형, (기)성용이형이 있다. 주영이형은 '올림픽 무대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쉽지 않겠지만, 세계적인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혀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낸 건 함께 도쿄로 가는 이강인(20·발렌시아)이었다. "생일축하 인사차 연락을 해온 거였다. 연락을 한 김에 겸사겸사 올림픽 명단에 뽑힌 것도 축하해줬다. 서로 잘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진야는 "2년 전 생일은 우울했다. K리그 경기에서 상대에게 페널티를 내줘 우리팀(당시 인천)이 졌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생일 분위기도 안 나고 그랬다. 이번엔 정말 좋은 생일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기쁨도 잠시. 선택을 받지 못한 동료들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쳤다. "5초 정도 기뻤고, 그 이후론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모든 선수들이 다같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진야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풀백으로 전 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미 병역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변수가 많은 올림픽에서 김진야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다시 한번 믿기로 했다.

김진야는 "감독님이 누구보다 제 장점을 잘 알고 계셔서 저를 발탁했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께서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 말씀대로 준비를 하려고 노력했다. 훈련 중 크로스도 신경써서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기력이 좋지 않다고 스스로 느낀다. 남은 기간 제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2018년 5월 올림픽팀 감독 취임 일성으로 "금메달 따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던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도 "사고 한 번 치겠다"고 했다. 김진야는 "우리팀의 목표는 처음부터 금메달이었다"며 "감독님 말씀대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야는 2일 파주축구대표팀 훈련센터(NFC)에 입소해 17일 결전지인 도쿄로 출국한다. 조별리그 3경기는 28일에 끝나지만,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귀국날짜가 8월을 훌쩍 넘긴다. 소속팀 경기를 최대 6경기 이상 놓칠 수 있다.

그는 "지금 서울의 성적이 떨어져있고 분위기도 안 좋다. 마음이 홀가분하진 않다"며 "올림픽 기간 중 좋지 않았던 경기력을 끌어올려 후반기부터 팀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