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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서' 어차피 우승은 서유럽? 유로2020 초반 흐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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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직 대회 극초반이긴 하지만, 이번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20)는 큰 이변없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예상대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프랑스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 전통강호 이탈리아, 최근 기세가 좋은 잉글랜드 등 서유럽 국가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프랑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조별리그 첫판부터 난적 독일을 만나 상대 홈인 뮌헨에서 1대0으로 제압하며 기분좋게 테이프를 끊었다.

잉글랜드는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를 1대0으로 제압했고, 이탈리아는 터키, 스위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 3대0 스코어로 승리하며 16강에 선착했다.

벨기에는 개막전에서 러시아를 3대0으로 대파했다.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조나단 윌슨은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회 초반 서유럽의 강세 현상을 짚었다. 대회 첫 7경기 중 3경기에서 서유럽 팀이 동유럽 팀을 압도한 사실에 주목했다. 서유럽과 동유럽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조별리그 첫 맞대결을 예로 들었다. 두 팀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에서 격돌해 당시는 크로아티아가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2년만에 펼쳐진 재대결. 잉글랜드가 공격적인 압박으로 크로아티아를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라힘 스털링(맨시티)의 선제결승골이 나왔다.

그는 "현재 FIFA 랭킹 상위 7개팀은 서유럽 6개국과 브라질로 구성됐다. 유럽 청소년 대회는 언제나 스페인, 독일이 지배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 나선 프랑스, 벨기에, 독일, 잉글랜드의 스쿼드 뎁스는 놀랍도록 깊다"며 서유럽 국가 중 한 곳이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윌슨은 이어 "서유럽 팀들은 지난 25여년간 파리 근교의 클레르퐁텐과 같은 국립학교, 브뤼셀 외곽의 빅클럽 아카데미 등으로 대표되는 유소년 육성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이런 재능있는 선수들의 등장과 맞물려 서유럽 팀들의 지배력이 더 커졌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예외는 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유로~월드컵~유로로 이어지는 메이저 3연패를 달성한 '무적함대' 스페인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팀인 '전차군단' 독일은 프랑스, 포르투갈, 잉글랜드 등과 비교할 땐 확실히 내림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윌슨은 스페인에 대해 오랫동안 유럽 무대를 주무른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지만, 레알,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와 같은 주요 클럽이 경영 문제와 재정난 등으로 쇠퇴한 데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은 한 명의 감독(요아힘 뢰브)에게 너무 오랜기간 팀을 맡긴 선택에 발목이 잡혔다고 봤다.

윌슨은 "토너먼트는 짧다. 흐름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서유럽 팀이 우승하지 않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