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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솔직한 관절톡] 목이 문제? 어깨가 문제? 어깨질환의 '9가지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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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50대 후반의 여성 환자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어깨가 아픈 지는 1년쯤 됐고, 동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도 도통 좋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목에 문제가 있어 어깨가 아픈 것이라고 주사도 많이 맞고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았는데 효과가 없어서 목에 신경 시술도 했어요. 그런데 어깨 통증이 그대로이네요. 대체 목이 문제인지 아니면 어깨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환자의 얼굴에는 답답함과 속상함이 가득했다. '어깨가 문제인지 목이 문제인지'는 어깨 전문의라면 누구나 많이 들었을 질문이다. 또한 어깨가 아파 고생한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번 이상 고민해봤을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문진과 간단한 이학적 검사만으로 목 디스크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협진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간, 폐, 쓸개 등의 내부 장기 질환이 관절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다. 이를 '연관통'이라 하는데,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연관통으로 어깨가 아픈 환자들도 제법 많다.

이처럼 어깨가 아픈 원인은 다양하다. 왜 어깨가 아픈지를 정확히 알아야 해당 분야의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고 완치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목이 문제인지, 어깨가 문제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부 장기가 문제인지를 간단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고 병의 경과가 다르며 직접 환자를 관찰하고 이학적 검사나 정밀 검사를 하지 않은 한 병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질병의 실마리를 잡아볼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 있다. 필자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경험적으로 얻은 9가지 단서인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첫째, 통증보다 저림 증상이 주로 느껴진다면 신경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둘째, 어깨 관절을 움직였을 때 통증의 변화가 없다면 경추 신경압박에 의한 통증이나 연관통인 경우가 많다.

셋째, 팔을 어깨위로 올려 머리에 손을 얹었을 때 어깨에 시원한 느낌이 들고 통증이 완화되며, 평소 잠잘 때 팔을 머리 위로 들고 자는 습관이 생겼다면 경추 신경이 눌려서 생긴 통증일 가능성이 높다.

넷째, 어깨관절을 반대편 손으로 팔을 잡고 움직여 보거나 다른 사람이 관절을 움직였을 때 관절 범위가 제한되거나 관절 범위가 넓어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면 오십견이라고도 하는 어깨 유착성 관절낭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섯째, 팔이 마비된 것처럼 올라가지 않을 때 손으로 잡아 머리 위로 올려서 버틸 수 있다면 회전근개 파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팔을 머리 위에 올린 후에도 힘없이 떨어진다면 목 디스크로 인해 어깨 근육이 마비된 것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여섯째, 팔 아래쪽이 저리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어깨의 관절 범위가 감소되어 있다면 오십견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목 디스크 외에도 어깨에 대한 진료 및 검사가 필요하다.

일곱째, 어깨 뒤쪽의 날개뼈 쪽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통증은 승모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는 경추 질환과 어깨 질환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여덟째, 어느 한쪽의 날개뼈 근육이 눈에 띄게 위축되었다면 날개뼈를 지나는 신경이 눌려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어깨 전문의의 진료를 찾아서 MRI를 통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어깨를 눌렀을 때 압통이 느껴진다면 어깨 관절 자체의 조직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증상에 따라 원인을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장담해서는 안 된다. 질환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상은 어깨가 주 원인이라 말하는데, 실제로 검사를 해보면 어깨와 목 두 가지 질환이 모두 있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