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국대 수비수' 박지수(수원FC)가 또 다시 살아났다.
박지수는 17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에서 후반 25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박지수는 김준엽의 슈팅을 막던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 결과 정심을 유지했다. 박지수는 페널티킥을 내주고 두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공교롭게도 박지수는 앞서 후반 8분에도 네게바의 슈팅을 막다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 판정 당시 현장에서도 의아한 반응이 있었다.
이 퇴장으로 박지수는 초유의 두 경기 연속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지수는 지난 14일 성남FC와의 경기에서 후반 38분 뮬리치의 돌파를 막다 상대 유니폼을 잡아채며 퇴장당했다. 하지만 인천전 경기 당일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박지수 퇴장에 따른 출전정지를 감면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해당 상황이 상대 선수의 명백한 득점 기회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퇴장 조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천전 퇴장 하루 뒤 상황이 또 바뀌었다. 협회 심판위원회는 18일 소위원회를 열어 인천-수원FC전 판정을 정밀 분석한 결과, 첫번째 핸드볼 파울 판정이 오심이라는 결과를 내렸다. 고의로 인한 핸드볼이 아니라며 경고를 감면했다. 아직 연맹 상벌위원회 절차가 남아 있지만, 박지수는 또 다시 살아나며 20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두 경기 연속 퇴장을 당했던 선수가 오심으로 두 경기 연속 부활하는 희대의 촌극이 벌어졌다.
수원FC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두번의 오심으로 경기 결과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성남전과 인천전 모두 박지수의 퇴장이 결정적 모먼텀이 됐다. 성남전에서는 1-0 리드를 하고 있다 박지수의 퇴장 후 무너지며 1대2 역전패했다. 인천전에서도 1-1 팽팽한 흐름 속 퇴장으로 인한 숫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1대4 완패를 당했다. 첫 승 기회를 날린 수원FC는 11위까지 추락했다. 성남과 인천은 수원FC 입장에서 강등 싸움의 잠재적 라이벌이다.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오심으로 모두 놓친 만큼, 당연히 분노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해당 판정 상황에서 주심이 모두 온필드 리뷰를 진행하고도 오심을 내렸다는 점에서 더욱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수원FC 관계자는 "한 경기도 아니고, 두 경기 연속이다. 이 두 경기로 우리가 강등할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K리그 심판 운영권은 지난해 부터 연맹에서 협회로 넘어갔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협회는 심판 행정 일원화를 추진했고, 배정부터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지난 해에도 계속된 오심으로 곤혹을 치렀던 협회는 올 시즌 도약을 노렸지만 시즌 초반 벌어진 두번의 박지수 퇴장→감면 조치로 체면을 구겼다. 협회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한 팀에 이런 일이 벌어져 우리도 곤혹스럽다. 당시 심판은 자신의 판정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사후 정밀 분석 결과 판정이 바뀌었다. 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