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치지 말자, 이게 올해 목표에요."
대전 하나시티즌의 골키퍼 김동준은 부상 얘기에 고개를 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년 사이 큰 부상을 두번이나 했다. 2018년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6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동준은 대전 유니폼을 입고 야심차게 출발한 2020년 또 다쳤다. 6월 춘천시민구단과의 FA컵에서 어깨를 다친 김동준은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대전의 첫 훈련에 참여중인 김동준은 "일반적으로 어깨가 곧잘 빠지는 부위라, 처음에는 그냥 '어깨가 빠졌구나' 싶었다. '몇주 정도면 되겠지' 했는데 MRI(자기공명영상) 결과가 나오고 충격이 컸다"고 했다. 이어 "많이 무기력해졌다. 2년 동안 큰 부상이 두번이나 있었다. 1년을 날렸다. 선수에게 치명적인 시간이었고, 그러면서 고민이 많았다. '앞으로 내가 선수생활을 얼마나 할까'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했다.
부상이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그 전까지 최상의 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0점대 방어율, K리그2 베스트11'를 목표로 세운 김동준은 "경기나, 경기 외적으로 모두 자신감이 넘친 한해였다. 그래서 부상이 더 치명적이었다"고 했다. 김동준의 부상 공백을 결정적이었다. 대전은 이후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겹치며 결국 승격에 실패했다. 김동준은 "내가 있었어도 쉽지 않았을거다. 밖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니까 마음이 많이 아팠다. 2018년에 많은 경험을 해서 내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현장에 없어서 안타까운게 많았다"고 했다.
김동준은 또 한번 재활에 나섰다. 한번 경험한 재활이었지만, 역시 힘들었다. 그는 "2018년과 비교하면 관절 부분이라 비슷한 듯 달랐다. 똑같이 재활 프로그램을 했는데, 어깨라 더 세밀하게 해야 했다. 확실히 더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부상을 훌훌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아직 세이빙 동작을 한적이 없지만, 1차 훈련부터 잘 적응하고 한다면 무리없이 개막전에는 나서지 않을까 싶다. 일단 그동안 먹고 잔게 있어서 체중부터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김동준의 올 시즌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그는 "일단 다치지 말자, 이게 내 목표다. 내 몸에 최대한 투자를 하고, 다치지 않고 한시즌을 헤쳐나가는게 중요하다"며 "그렇게 구슬땀을 흘리다보면 작년에 이루지 못한 것도 이루고,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 목표는 강조하지 않았지만, '승격'이라는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승격만큼은 놓치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결국 멘탈이다. 이기기 위해 집중하고 희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기 부상 뒤의 복귀, 걱정은 많았지만 자신감까지 잃지는 않았다. "2018년 다치고 걱정을 많이 했다. 십자인대가 워낙 큰 부위라, 그때 '내가 다시 예전 폼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3개월 뒤부터 살아나더라. 몸이 올라가고 다치기 전 이상으로 몸이 좋았다. 올해도 몸관리 잘하면 내가 원하는 폼으로 갈 수 있을거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