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잔류왕' 딱지를 떼려는 인천 유나이티드, 그 첫발은 단단한 수비구축이다.
인천은 매시즌 극적으로 살아남으며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힘들겠지' 했지만 조성환 감독 부임 후 엄청난 상승곡선을 그리며 또 다시 살아남았다. 지난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수 없다"며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스태프의 소폭 개각을 시작으로 선수단 업그레이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수비진 완성이다. 인천은 시즌 중반까지 수비가 무너지며 고전하다, 수비 안정과 함께 살아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조 감독은 안정된 수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 정점이 오반석 영입이었다. 제주, 아랍에미리트(UAE) 알 와슬, 태국 무앙통 유나이티드 등을 거친 오반석은 지난 시즌 전북에 입단했지만, 부상 등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인천으로 임대됐고, 맹활약을 펼쳤다. 스리백의 한축을 구축하며 팀 잔류를 이끌었다.
인천은 오반석 완전 영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인천은 4일 오반석의 완전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 오반석은 "임대 신분이었지만 2020시즌 열정적인 인천 팬이 제게 보내주신 진심 어린 사랑에 감사했다. 이제 팀에 완전히 융화되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오반석을 데려오며 인천의 수비진은 한층 단단해졌다.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호주 A리그 멜버른시티에서 뛰는 해리슨 델브리지 영입을 확정지었고, 포항 스틸러스의 베테랑 수비수 김광석 영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 시즌 스리백을 플랜A로 삼고 있는 조 감독은 경험과 능력을 갖춘 중앙 수비수 3명을 보유하게 됐다. 해리슨은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평가고, 김광석은 지난 시즌 여전한 경쟁력을 보였다.
여기에 좌우 풀백 역시 탄탄해진다.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뛰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오재석과 사인했다. 오재석은 현재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다. 오른쪽 풀백 자리에는 현역 국가대표 출신 선수와 협상을 펼치고 있다. 인천의 구상대로 될 경우, 인천의 스리백, 파이브백은 이름값과 경험면에서 기업구단 못지 않은 엄청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공격에는 무고사, 아길라르라는 확실한 키를 보유한 인천인만큼, 조 감독의 구상대로 탄탄한 수비진을 구성할 경우, 다음 시즌 인천은 잔류 경쟁을 넘어 중위권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가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