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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 이수찬의 솔직한 관절톡] 무릎 연골 찢어지면 무조건 시술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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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연골이 찢어져 시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꼭 해야 할까요?"

무릎이 아파 병원을 찾은 50대 후반 여성이 걱정스런 얼굴로 묻는다.

무릎 관절은 다른 관절과는 달리 연골이 2개다. 하나는 무릎뼈에 붙어있는 '뼈 연골'이고, 다른 하나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반월상 연골'이다.

반월상 연골은 우리가 흔히 '도가니'라 부르는 관절로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연골은 원래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좋은데, 나이가 들면 연골도 노화돼 탄력을 잃어 쉽게 찢어진다. 특히 여성은 50대에 접어들면서 뼈와 연골을 튼튼하게 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연골이 찢어지면 아플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연골이 찢어지면 관절내시경이란 시술을 많이 한다.

관절내시경은 무릎에 내시경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구멍 2개를 내서 연골의 찢어진 부위를 확인한 후 말끔하게 정리하거나 상황에 따라 봉합하는 시술이다.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술 시간도 짧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하지만 연골이 찢어졌을 때 관절내시경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관절내시경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 결과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쪽과 그래도 수술해야 한다는 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어느 쪽이 옳다고 쉽게 말할 수 없다.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약을 먹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감기약을 먹어도 앓는 기간은 비슷한데, 확실히 증상은 덜해 견디기가 수월하다.

연골도 이와 비슷하다. 시술했을 때 감기약을 먹었을 때처럼 증상이 완화되는 것인지, 아니면 연골 자체가 좋아지는 것인지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 어느 쪽이든 시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처음 무릎이 아프면 약물치료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약을 먹거나 주사,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을 때는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무릎을 구부리지도, 펴지도 못 하는 '잠김현상(locking)'이 있을 때, 걸어가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방향을 전환할 때 통증으로 멈춘다면 시술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절내시경 시술도 많이 진화했다. 예전에는 연골이 찢어진 부분을 다 도려냈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한 한 연골을 많이 남겨두려 하는 추세다. 연골이 찢어져 너덜거리면 움직일 때마다 부딪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쿠션 역할을 해주는 연골을 다 없애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관절 뼈까지 닳게 만들어 관절염 진행에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연골이 모두 마모돼 관절 뼈끼리 부딪치게 되면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답이 없다.

최근 3년 전부터 환자의 무릎관절을 3D CT영상으로 찍은 후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수술하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등장했다. 로봇수술은 의사가 눈으로 보고 수술하는 것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의 연부 조직 손상을 감소시켜 회복이 빠르고, 인공관절의 수명 또한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도움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