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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차마 밝히지 못했던 사실, 알칸타라는 목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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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승 투수가 이상하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의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였다. 1차전 선발로 나선 크리스 플렉센이 완벽한 호투로 승리를 가져오면서, 알칸타라에 대한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정규 시즌 20승을 거두며 다승왕, 승률왕에 오른 알칸타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2차전에 나선 알칸타라는 컨디션이 조금 떨어져보였다. 투구를 하는 모습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직구 구속이 평소보다 적게 나왔다. 승부구로 던진 직구 구속이 150km 남짓. 이날 알칸타라 던진 직구 최고 구속이 154km였고, 최저 구속은 147km이었다. 평균 구속이 150km을 기록했다.

시즌때의 알칸타라 구속보다 낮게 측정된 결과다. 알칸타라는 보통 최고 156~157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평균 구속 역시 150km을 넘겨 형성된다. 평속이 3km 정도 줄어들었다. 공끝과 공 자체의 힘도 평소보다는 떨어져보였다. 초반 실점은 없었지만 LG 타자들은 정타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4회에 알칸타라는 라모스와 채은성에서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 몰린 직구 실투가 대형 홈런으로 이어졌다. 공이 평소보다 밋밋했기 때문에 타자들의 배트에 걸린 셈이다. 5회까지 어렵게 버텼지만, 결국 알칸타라는 김현수에게 투런 홈런을 하나 더 얻어맞은 후 교체됐다. 최종 기록 4⅓이닝 6안타(3홈런) 1탈삼진 2볼넷 4실점. 만족스럽지는 않은 성적이었다.

경기가 끝나고서야 김태형 감독은 "알칸타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사실은 알칸타라가 몸에 담 증세를 호소했다. 몸 상태가 안좋았다. 4회초부터 투수를 준비시켰는데 그래도 5회까지 잘 끌어줬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알칸타라는 목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태로 공을 던졌다. 100%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이유다. 경기전 김태형 감독은 알칸타라의 상태를 밝히지 않았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굳이 정보를 노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 감독은 "알칸타라가 좋으면 끝까지 갈 수도 있다. 7이닝 정도 책임져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알고도 상대를 향한 연막 작전이기도 하다.

부상이 아닌만큼 플레이오프 등판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며칠 휴식을 취하면서 알칸타라는 컨디션을 조율할 계획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