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펜트하우스'는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가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담은 드라마로 김순옥 작가의 신작이라는 것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이지아 유진 김소연 엄기준 봉태규 등 캐스팅 면면도 화려한 '펜트하우스'는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펜트하우스'를 보면 묘하게 오버랩되는 작품이 있다. 지난 2018년 이맘때 전파를 탔던 JTBC 'SKY캐슬'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상류층의 헤라팰리스는 'SKY캐슬' 속 타운하우스 스카이캐슬과 닮아있다. 이야기 구조도 엇비슷하다. 이야기의 중심축이 어른들의 암투와 중고교생들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 닮았다. 'SKY캐슬'은 서울대를 목표로 부모들이 어떤 일도 불사한다는 설정이고 '펜트하우스'는 예체능계 입시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다르지만 교육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두 드라마에는 나란히 이 전쟁터에 뛰어드는 가난한 집 딸이 있다. 'SKY캐슬'에는 김혜나(김보라)가 있었고 '펜트하우스'에는 민설아(조수민)가 있다.
출생의 비밀 역시 두 드라마의 공통점이다. '펜트하우스' 3회에서 심수련(이지아)은 17년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딸 주혜인이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것이 남편 주단태(엄기준)의 계략이라는 것을 알았다. 'SKY캐슬'에서도 김혜나는 자신이 강준상(정준호)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일부러 강준상의 집에 들어가는 작전을 짜다 죽음을 맞는 설정이다.
하지만 '펜트하우스'의 캐릭터는 'SKY캐슬'보다 더 '마라맛'이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SKY캐슬'의 그것보다 더 자극적이고 악독하다.
'SKY캐슬'의 강준상은 악역이라기 보다는 집안 환경으로 인해 이기적으로 키워진 인물이었다. 때문에 김혜나가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후부터는 번민하고 피폐해졌다. 하지만 주단태는 태생부터 악한 인물이다. 타인을 무시하고 자신의 자식들에게도 매질을 서슴지 않으며 불륜도 전혀 개의치 않는 인물이다.
천서진(김소연) 역시 대책없는 악녀에 가깝다. 도덕과 정의는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 만을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다. 'SKY캐슬'의 김주영(김서형)이 자신의 친딸로 인해 냉혹하게 변한 인물이라는 설정에 비해 천서진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캐릭터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악한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코믹한 요소로 등장하는 캐릭터 역시 '펜트하우스'는 더 독하다. 'SKY캐슬'의 진진희(오나라)는 여기저기 붙었다하면서도 귀여움을 주는 캐릭터였지만 '펜트하우스'의 강마리(신은경)는 무서울 정도로 독하고 소리를 자주 질러댄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인 만큼 극단적으로 자극적인 설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고 시청률 역시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TNMS 시청자데이터에 따르면 '펜트하우스' 역시 'SKY캐슬'처럼 20대부터 50대까지 각 연령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펜트하우스'가 'SKY캐슬'처럼 끝까지 호평과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