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유럽 쪽 체크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김학범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11월 A매치 기간(9∼17일)을 활용해 이집트 친선대회에 나선다.
9개월 만에 나서는 국제대회다. 김학범호는 올해 초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일정이 연기 혹은 취소됐다. 김학범호 역시 전염병 예방을 위해 한동안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집트 친선대회에서 다시 뛰는 U-23 대표팀. 김 감독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집트 원정에 나설 선수단을 공개했다.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한동안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승우(신트 트라위던)와 백승호(다름슈타트)다. 특히 이승우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었다.
김 감독은 "해외에서 치르는 평가전이다. 유럽 쪽에 나가 있는 우리 연령대 선수들을 최대한 불러서 확인할 기회"라고 입을 뗐다.
그는 "이승우는 소속팀에서도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이번이 이승우를 평가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선발했다. 이승우가 우리 선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면밀하게 평가해 보겠다. 백승호도 같은 맥락에서 뽑았다. 백승호도 지난해에는 소속팀에서 경기를 좀 뛰었다. 올해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체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이승우와 백승호를 비롯해 김현우(이스트라) 이재익(로열 앤트워프) 김정민(비토리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천성훈(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파 선수를 대거 소집했다.
올림픽까지 반 년 남은 상황. 김 감독은 선수단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팀에서 경기는 나서지 못하지만 잠재력은 가진 선수들, 유럽 쪽에서 활동하는 이런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보면 된다.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지 직접 체크할 것이다. 유럽 쪽 체크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경기도 못 뛰는데 사방에 널려있는 선수들을 우리가 매번 일일이 찾아가서 체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당초 한국,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등 4개국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참가를 포기하며 규모가 줄었다. 한국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날 예정이었지만 대진이 바뀌었다. 김학범호는 이집트(13일 오전 3시)-브라질(14일 오후 10시·이상 한국 시각)과 격돌한다.
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불참하게 되면서 두 경기밖에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집트, 브라질이라는 비교적 강팀들하고만 경기를 하게 됐다. 잘 된 것 같다. 강팀들 만나서 신나게 두들겨 맞아 봐야 실력이 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해외 평가전은 치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포기 상태였다. 성사돼 기쁘다. 결과에 상관없이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기회로 삼겠다. 다음을 대비하는 평가전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학범호는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이집트로 떠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이집트 U-23 친선대회 소집명단
▶골키퍼=송범근(전북) 안준수(세레소 오사카) 안찬기(수원 삼성)
▶수비수=강윤성(제주) 김강산(부천) 김재우 정승원(이상 대구) 김진야(서울) 김현우(이스트라) 설영우(울산) 이재익(앤트워프)
▶미드필더=김동현(성남) 김정민(비토리아) 백승호(다름슈타트) 이동경(울산) 이수빈(전북) 이승모(포항) 이승우(신트 트라위던)
▶공격수=김대원(대구) 송민규(포항) 오세훈(상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규성(전북) 조영욱(서울) 천성훈(아우크스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