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외국인 선발 투수 2명의 가치는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만으로 100% 우승한다는 장담은 없어도, 이들의 활약 없이 우승한다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코로나19 여파는 결국 KBO리그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구단들이 7일부터 속속 귀국하는 가운데, 상당수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입국 대신 고국행을 택했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 외국인 선수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상황을 고려해 고국(대부분 미국)에서 머물다 한국에 돌아오기로 했다.
프로농구,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속속 이탈자가 생기면서 어느정도 예상됐던 상황이다. 물론 농구, 배구 상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야구 선수들은 복귀를 약속한 사실상 '지연 입국'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지연 입국을 발표한 구단들은 모두 "선수들이 개막일이 확정되면, 최소 2주전 입국하기로 했다", "구단이 원하는 날짜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지만, 분명히 우려도 있다. 지연 입국을 택한 외국인 선수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 입국을 대기하는 기간동안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키움의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테일러 모터의 경우에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함께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예정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다고 해도 분명 개인 훈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에서의 첫 시즌을 앞둔 선수들의 경우 이런 상황 속에서 더욱 불확실성이 커진다.
그중에서도 투수들은 감각 유지가 더욱 힘들다. 보통 선발을 맡는 외국인 투수들은 일정한 간격대로 투구 스케줄을 소화한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실전 등판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각 구단들은 귀국 이후 짧은 휴식을 취한 후 팀 자체 훈련, 청백전 등을 진행하며 개막을 준비할 예정이다. 지연 입국을 택한 외국인 선수들은 이 스케줄을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아직 시즌 개막을 예정된 날짜(3월 28일)에 할지, 연기할지, 연기한다면 얼마나 미뤄질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어찌됐든 각 선수단의 훈련은 계속 된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개막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캠프를 잘 마친 시점에 고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자칫 실전 감각이나 컨디션 유지에 문제가 생긴다면, 개막 2주 이전에 팀에 합류해도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물론 구단이 강요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왕 지연 입국이 결정된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선수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복귀할 수 있게끔 하는 것 뿐이다. 시즌 준비에 변수만 늘어가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