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가 전지훈련 전 빈자리로 남겼던 4,5선발에 임찬규와 송은범을 사실상 낙점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 귀국 인터뷰에서 "아직 경기를 더 봐야겠지만 일단 임찬규 송은범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의 신중한 화법을 고려하더라도 결심을 굳혔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부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LG는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차우찬, 임찬규, 송은범으로 5인 로테이션을 확정하고 시즌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 자리가 다소 싱겁게 결론이 난 느낌이다. 류 감독은 호주 1차 캠프를 마치고 "4~5선발 후보로 임찬규와 송은범, 정용운, 이상규, 여건욱 등을 생각하고 있다.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를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정용운 이상규 여건욱은 컨디션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고, 상대적으로 경쟁력도 약했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은 선발 도전에 나섰다가 어깨 통증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여의치 않아 꿈을 접은 상태다.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우한 코로나' 여파로 전훈 귀국일이 19일에서 7일로 앞당겨지면서 다른 팀과의 실전 기회가 사실상 사라져 개막전까지 남은 훈련은 임찬규와 송은범이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컨디션과 투구수를 만드는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
연습경기를 충분히 치른다고 해도 결론은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시당초 선발 경험 면에서 임찬규와 송은범은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합류해 중간계투로 던진 송은범은 SK 와이번스 시절 붙박이 선발로 나선 적이 있다. 2009년 31경기(선발 29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져 12승3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에는 207경기 가운데 선발로 47경기를 던졌다.
임찬규는 2017년부터 붙박이 선발로 나서 2018년 11승11패, 평균자책점 5.77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부상 때문에 두 달 가까이 빠지면서도 시즌 초반과 막판 선발로 등판해 3승5패,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부상만 없다면 4선발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킬 수 있는 자질은 된다는 게 류 감독의 평가다.
그러나 지금의 로테이션이 꾸준히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LG는 12명의 투수가 선발로 나섰다. 1~3선발 윌슨, 켈리, 차우찬을 빼고 임찬규와 이우찬이 13번씩 선발등판했고, 배재준 류제국이 각각 12번, 11번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당초 이우찬이 5선발 후보로 강력한 주목을 받았지만, 1차 호주 캠프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밸런스 난조를 겪어 2차 캠프에서는 제외됐다. 이우찬은 이천 2군 연습장에서 밸런스와 체력 다지기에 열중하고 있다.
5선발 후보로 언급됐던 5~6명 모두 언제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시즌이 언제 개막될 지는 여전히 예상하기 힘들다. 만일 시즌 개막일이 한 달 이상 지체된다면 LG가 정한 로테이션에 변화가 생길 여지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