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1년 전과 비교해봐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의 힘찬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산체스는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13승(2패)째를 올렸다. 3회초 김하성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것 외에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쳐 보였다. 선제 실점 뒤에도 타선이 득점 지원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불펜도 리드를 탄탄히 지키면서 산체스는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에 이은 KBO리그 다승 2위로 전반기를 마치게 됐다.
지난해 전반기에도 산체스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반기 18경기에서 7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42였다. 그러나 후반기 11경기에선 1승5패, 평균자책점 8.78에 불과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경험이 없었던 그의 경력이 후반기 급추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체스는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불펜 역할을 맞기에 이르렀다. SK가 한국시리즈를 거머쥐며 V4를 달성했지만, 2년차를 맞이하는 산체스의 올 시즌 전망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산체스는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올 시즌 최고의 피칭 속에 승수를 꾸준히 쌓았다.
SK 염경엽 감독이 꼽은 반전 비결은 '포크볼'이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산체스는 직구와 커터, 커브, 슬라이더 등 4가지 구종을 썼다. 직구, 커브가 주력이었지만, 둘 중 하나가 좋지 않을 때 선택지가 좁을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각이 좋은 포크볼을 장착하면서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줄 수 있게 됐고, 이것이 좋은 활약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투구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올 시즌 산체스의 커브, 슬라이더, 커터 구사 비율은 경기 별로 차이가 있지만, 직구와 포크볼은 일정했다"며 "그동안 직구-커브 주력에서 직구-포크볼로 변화를 줬고, 포크볼의 각이 꾸준히 좋게 형성되면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산체스가 지난해 리그 적응을 마치면서 기술, 멘탈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와 같았던 지난해 전-후반기의 경험은 올 시즌 산체스가 한층 더 단단해지는 밑바탕이 된 모습이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