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짝패' 이후 다시는 연기 도전 안 하려고 했는데…."
머리에 칼날이 박힌 채 살아가는 전직 형사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특종 킬러 VJ의 리얼한 동행취재기를 담은 범죄 액션 영화 '난폭한 기록'(하원준 감독, 영화사 반딧불·서울액션스쿨 제작).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난폭한 기록'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후유증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전직 형사 강기만 역의 정두홍, 집념의 특종 킬러 VJ 남국현 역의 류덕환, 그리고 하원준 감독이 참석했다.
충무로 '액션 지존'이라 불리는 정두홍과 '믿보배'로 통하는 류덕환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난폭한 기록'은 악인들을 향한 통쾌한 복수와 거침없는 리얼 액션을 다룬 작품으로 7월 극장가를 찾았다. 특히 '난폭한 기록'은 볼펜 한 자루, 고무장갑, 미니 랜턴 속 건전지, 참치캔 뚜껑 등 손에 잡힌 모든 것이 무기가 되는 생활밀착형 시그니처 액션을 펼쳐 눈길을 끈다. 그야말로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액션에 최적화된 장르물로 무더운 여름 관객에게 통쾌한 쾌감을 전할 예정이다.
이러한 '난폭한 기록'은 자타공인 최고의 무술 감독으로 꼽히며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액션 장인'인 정두홍을 선봉에 세워 완성도를 높였다. '짝패'(06, 류승완 감독) 이후 13년 만에 '난폭한 기록'을 통해 주연으로 활약한 그는 전매특허인 리얼 액션의 진수로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또한 정두홍과 완벽한 브로맨스를 선보인 류덕환 또한 치밀하면서도 넉살 좋은 캐릭터로 완벽히 변신해 극 중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정두홍은 "영화가 귀여웠다. 불편하더라도 귀엽게 봐달라"며 말문을 열었다. 13년 만에 주연작을 꺼내든 정두홍은 "'짝패'의 태수로 남고 싶었다. 솔직하게 나는 연기를 못해서 '짝패' 이후 더이상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류덕환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덕환이에게 숨을 구석이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무술 감독 출신인데 우리나라도 액션 전문 배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액션 배우를 더 많이 만들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대표되는 액션 배우가 많이 없다. 작은 영화지만 액션 배우를 키우고 싶고 성장하게 만들고 싶다. 나의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무술 감독 정두홍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배우 정두홍으로 이름을 남겨보고 싶었는데 막상 도전해보니 불편하게 느껴진다. 연기 연습을 액션 연습하듯 연습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봐도 정말 아쉬움이 많다. '짝패'도 그랬지만 이 영화도 오늘(8일) 이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함께한 류덕환 덕분에 행복하게 촬영했다. 실제로 촬영할 때 류덕환만 보면 웃음이 나왔다. (류덕환이) 예쁘지 않나? 작지만 귀엽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연기를 배워보기도 했지만 스스로 못 견뎌 뛰쳐나갔다. 내가 제일 자신 없는 부문이 대사다. 스스로 연습은 많이 하고 있지만 '난폭한 기록' 역시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류덕환은 "액션 영화지만 사실 액션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 '난폭한 기록' 속 액션이 스스로 만족스럽다. 촬영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섬에 갇혀 촬영할 당시 그 시간이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았다. 섬에 갇힌 뒤 다른 곳(군대)에 갇혀있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작품에서 액션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천하장사 마돈나'(06, 이해영·이해준 감독)에서 씨름을 배우긴 했지만 정통 액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번 작품도 액션이라고 할 수 있는 신이 많이 없었다. 정두홍 감독처럼 액션을 해야해다면 내가 캐스팅이 안됐을 것이다. 정두홍 감독이 현장에서 '액션은 감정이다' '감정이 없으면 액션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나보다 더 액션을 잘하는 배우다' 등의 응원을 해줬다"고 인사를 전했다.
하원준 감독은 "배우들의 고생이 많았다.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부상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정두홍과 류덕환은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두 사람의 앙상블이 궁금했다. 정두홍은 액션에 있어서 창의적이지 않나? 그런 이유로 캐스팅을 했고 류덕환은 섬세하면서 근성이 있다. 그런 기대감과 확신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5년 만에 개봉을 하게된 하원준 감독은 "우리 영화는 류덕환이 군대를 가기 전 촬영해 류덕환이 제대 후 개봉하게 됐다. 우리 영화는 잘 부서지지 않는 작은 돌 같은 느낌이다. 이 자리가 감회가 새롭다. 홀가분한 기분이다"고 웃었다.
'난폭한 기록'은 정두홍, 류덕환, 서은아, 정의갑, 김해인 등이 가세했고 '들개들'을 연출한 하원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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