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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김현식·유재하 곁으로"…故전태관,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에 '세상과 작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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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故김현식과 유재하의 곁으로 떠났다. 향년 56세.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지난 27일 블로그에 "드러머 전태관 군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아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고 전했다.

1962년 5월 16일 생인 전태관은 신일고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김현식의 백밴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로 가요계에 첫 선을 보였다. '신촌블루스' 출신으로 당대 최고의 인디 보컬이었던 김현식을 필두로 '김수철과 작은거인' 출신 김종진(기타)과 전태관(드럼),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출신 유재하(키보드), 퓨전재즈 베이시스트 장기호가 뭉친 밴드였다.

레전드 보컬 김현식을 비롯해 전설이 된 싱어송라이터 유재하, '사랑과평화'-'빛과소금'을 거쳐 '나는가수다' 자문위원으로 유명한 장기호 등 김종진과 전태관 외에도 화려한 이름들이 가득하다. 김현식의 위명 못지않게 블루스와 재즈를 넘나들며 시대를 앞서가던 밴드였다. 이들이 함께한 김현식 3집에는 '비처럼 음악처럼', '가리워진길' 등의 명곡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후 밴드의 재정 문제와 김현식의 대마초 파동 등이 겹치며 밴드 활동이 중단됐다. 유재하가 떠나고 박성식이 합류했지만, 결국 장기호와 박성식은 사랑과 평화로 떠나갔다. 때문에 김종진과 전태관은 1988년 2인조 '봄여름가을겨울'로 팀을 개편해 재데뷔했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등이 수록된 1집과 '어떤이의꿈'-'내품에안기어' 등이 담긴 2집은 한국 대중가요 명반 리스트에 반드시 이름을 올리는 수작이다. 3집 역시 '아웃사이더'와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등의 명곡으로 사랑받았다.

잠시 대중들과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2002년 발매한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IMF 이후 고달픈 중장년층의 속내를 담아낸 가사로 크게 히트하며 봄여름가을겨울의 이름을 드높였다. 2008년에는 8집 '아름답다 아름다워'를 발표했고, 2009년 '라디오스타' 김현식 특집에 이승철과 함께 출연해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전태관이 신장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활동이 뜸해졌다. 전태관은 이후 뇌, 척추, 골반 등으로 암이 전이되며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지난 4월에는 아내를 잃는 슬픔도 겹쳤다.

김종진은 지난 10월 윤종신과 장기하, 윤도현, 10cm, 이루마, 어반자카파, 오혁 등 후배 뮤지션들과 의기투합,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트리뷰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앨범을 발매했다. 수익금은 전태관의 치료비에 쓰일 예정이었다.

전태관은 27일 봄여름가을겨울의 정식 데뷔 30주년이 채 가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 김현식과 유재하의 곁으로 갔다. 김종진은 "30년간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드러머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면서 "전태관은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줄 것이다.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故전태관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 예정이며,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