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이 살아나야 마운드가 바로 선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비활동 기간 개인 훈련으로 각자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베테랑들의 절치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두산 선수단의 최고참은 이현승이었다. 하지만 두산이 지난달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를 영입하면서, 배영수가 최고참 타이틀을 갖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이유로 간절한 2019시즌이다. 이현승은 올 시즌 두산 이적 이후 가장 적은 39경기 출장에 그쳤다. 1~2군을 여러 차례 오르내리며 소화 이닝도 30⅔이닝에 불과했다. 1승6홀드 평균자책점 4.99로 성적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두산이 시즌 초반 곽 빈을 시작으로 박치국 함덕주 등 젊은 불펜을 구축하면서, 출장 기회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현승은 다음 시즌이 두산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3년 총액 27억원에 사인을 했다. 다음 시즌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음을 기약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즌이다.
배영수도 마찬가지다. 한화 이글스를 떠난 배영수는 불러주는 팀이 없다면 그대로 은퇴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두산이 그런 배영수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팀이 필요로 하는 포인트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는 기대 때문이다. 현재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인 곽 빈,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김강률 등 주요 전력 가운데 부상으로 복귀까지 시간이 필요한 선수들이 있고, 국내 선발진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불확실성이 최근 몇 시즌 가운데 가장 높기 때문에 배영수가 이런 구멍을 채워줘야 한다.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만큼 해줘야 할 역할도 다양하다.
경기 외적으로도 중책을 맡게 됐다. 두산은 투수진의 나이 차이가 워낙 큰 팀이다. 1983년생 이현승(35) 다음이 85년생 장원준(33) 86년생 유희관(32)이고, 88년생 동갑내기 이용찬 김강률(30)이 뒤를 잇고 있다. 그외 1군에서 주로 뛰는 함덕주(23) 이영하(21) 박치국(20) 박신지(19) 등의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경력이 있는 투수들과 젊은 투수들의 나이 차이가 유독 많이 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 투수들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다. 젊은 투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팀 분위기를 어떻게 잡아가냐는 전적으로 '형들'에게 달려있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절박함으로 2019시즌을 맞는 배영수와 이현승. 이들이 내년 두산 마운드의 기둥이 된다면 팀 분위기도 함께 상승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