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산 순위 기준 10대 그룹 상장사의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10대 상장사 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부다. 나머지 기업의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경제의 반도체 쏠림 현상에 심화되고 있는 것.
9일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1∼3분기 누적 별도기준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영업이익은 77조94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조4406억원보다 16조5001억원이 증가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0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올해 10대 그룹의 실적 호조세는 반도체 특수 효과 덕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6조16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조5656억원이 늘었고,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6조23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조2329억원이 증가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46.4%와 20.8%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10대 그룹 상장사 92곳의 영업이익을 보면 25조5434억원으로 작년 동기 28조8419억원보다 3조2985억원 가량이 줄었다. 반도체 사업을 제외하고는 10대 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실적 악화를 겪은 셈이다. 실제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 중 절반이 넘는 49곳은 지난해 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영업이익이 52.0% 증가한 것을 비롯해 SK(50.6%), 포스코(33.8%), GS(40.4%), 농협(11.2%) 등 모두 5개 그룹은 영업이익이 늘었고 현대차(-51.3%), LG(-33.9%), 롯데(-4.9%), 한화(-24.1%), 현대중공업(-71.9%) 등 5개 그룹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