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천수(37)가 K리그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프런트로 변신할 전망이다.
12일 인천 구단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인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인 이천수가 박남춘 인천시장이자 구단주의 뜻에 따라 구단의 새 대표이사로 부임할 것으로 보이는 전달수 인천전국시도민연합회 회장을 보좌할 인물로 낙점됐다. 이미 박 구단주의 재가가 떨어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천수는 전 회장이 인천 대표이사로 부임하면 구단 직원으로서 주요 직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스카우트 또는 선수단 운영을 총괄하는 전력강화부장(가칭)직이 유력해 보인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천수에게 인천은 현역 선수를 마무리한 팀이다. 2011년까지 일본 오미야에서 뛰다 K리그로 돌아온 이천수는 2013~2015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1부 리그 생존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이후 이천수는 축구해설가로 활동하며 축구와 인연을 놓지 않았다.
인천은 지난 10월 비대위를 꾸렸다. K리그1(1부 리그)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목적이었다. 2년 전 비대위를 통해 인천시의 지원을 이끌어내 잔류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대위를 발족, 이번에도 선수단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천수도 비대위 위원으로서 구단 잔류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단 내부는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다. 대표이사 교체건 때문이다. 지난 7일 주주총회가 열렸지만 "낙하산 인사"를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신임 대표이사 안건이 상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허락한 상황이라 강인덕 대표이사 체재는 다음달 변화가 일어날 예정이다.
인천시도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새 대표이사 체재로 바뀔 경우 1부 리그 잔류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 다음달 2일 최종전까지 신임 대표이사 선임건을 보류하기로 했다.
인천은 내년시즌 도약을 위해 구단 내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선수 선발과 관리를 위해 선수선발위원회 또는 기술위원회를 만들어 코칭스태프와 긴밀하게 논의하는 기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천수도 경험이 없는 행정업무를 배우는 시간으로 삼을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