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경기 7승15패. 비룡 공포증을 떨쳐내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 무릎을 꿇었다. 1차전 패배-2차전 승리-3차전 패배-4차전 승리에 이어 5차전 패배로 2승3패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서 4대5로 패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열세를 이기지 못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이용찬이 1이닝만에 조기 강판된 이후 이영하 박치국 함덕주에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까지 마무리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타선에서도 최주환과 양의지가 분전하며 8회까지 4-3 역전극을 펼쳤지만, 9회초 린드블럼이 최 정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이후 연장 접전을 펼쳤고, 결국 13회초 한동민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 패했다.
이로써 두산은 포스트시즌 'SK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시리즈를 포함해 가을야구에서 총 4차례 SK를 만났고, 한번도 넘어서지 못했다. 총 22경기에서 7승15패로 승률이 31.8%에 불과하다.
가장 최초로 맞붙었던 시즌은 2007년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두산이 2승을 먼저 했지만, 내리 4연패를 하면서 우승을 내줬다. 이듬해인 2008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두산이 1차전을 잡고, 2차전부터 4연패하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두산과 SK는 2009년까지 3년 연속 맞붙었다. 2009년에는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쳤고, 이번에도 두산이 2연승을 먼저 했지만 이후 3연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3년 연속 맞붙던 당시 두산의 사령탑은 김경문, SK는 김성근이었다.
그리고 10년만에 만난 '앙숙'의 대결은 또다시 SK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10년전과 2018년의 차이가 있다면, 정규 시즌 성적이었다. 2007~2008년에는 모두 SK가 두산보다 정규 시즌 순위가 높은 채로 포스트시즌에 임했다. 도전자 입장이었던 두산은 불리함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올해는 두산이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SK는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고 올라왔기 때문에 체력적 열세를 겪을거라 예측했지만 기우였다. 두산은 또다시 SK에 막히며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