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무대에서 돋보이는 강심장. 넥센 히어로즈표 화수분이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 중이다.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친 넥센은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펼치고 있다. 창단 이후 두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현재까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임병욱 송성문 이정후 등 넥센의 '젊은 피'들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신인왕이고, 워낙 데뷔 초반부터 임팩트라 강렬했던 선수다. 또 대표팀 경험도 있다. 그리고 기대대로 맹활약을 해줬다. 아쉽게 어깨 부상으로 수술이 불가피해 잔여 경기 출장이 불가능해졌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와 준플레이오프 1-2차전 승리에 이정후가 큰 기여를 한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정후 외 다른 젊은 선수들도 '크레이지 모드'다. 임병욱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전 3점 홈런만 2차례 터트리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고, 22일 열린 3차전에서도 3차례나 출루에 성공했다. 1타수 무안타로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착실히 찬스를 만들었다. 워낙 타격감이 좋다보니 '눈야구'도 잘 된다.
2014년도 1차지명 신인이었던 임병욱은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기대주다. 하지만 몇차례 큰 부상을 당하면서 고비를 맞기도 했다.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두자릿수 홈런(13개)을 기록한 임병욱은 큰 무대에서 강심장을 보여주고 있다.
송성문도 마찬가지다. 올해 1군에서 데뷔 이후 최다인 78경기를 뛴 송성문에게 포스트시즌에서도 기회가 찾아왔다. 기존 주전 2루수인 서건창의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송성문은 2루수로 뛰며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정후의 부상으로 3차전에서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서건창과 '테이블 세터'를 꾸린 송성문은 기다렸다는듯이 2안타를 때려냈다. 2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다.
이밖에도 넥센은 박병호 김민성 서건창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 주전의 대부분 선수들이 20대 초중반이다. 최고참 이택근이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는 경험에 대한 우려를 모두 씻어낼만큼 빼어나다.
'스몰 마켓'인 넥센은 그동안 외부 영입 없이 자체 육성에 '올인'해왔다. 꾸준히 실력있는 유망주들을 키워냈고, 큰 무대에서 정점을 찍고 있다. 넥센표 화수분이 빛나는 가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