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이 약 7%를 기록할 전망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년도 증가율을 6.5% 내외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5년 11.5%, 2016년 11.6%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7.6%로 떨어졌고,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
금융당국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매년 약 0.5%포인트씩 낮춰, 2021년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인 5%대 초중반에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은 명목GDP 성장률 수준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들어서면 대출받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매년 줄여야 하는 만큼 은행 대출 심사도 그만큼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이 늘릴 수 있는 대출 총량이 정해지기 때문에 상반기에 대출이 많으면 연말로 갈수록 대출이 어려워지고 대출이 막히는 상황도 생긴다. 올해도 수협은행이 지난 12일부터 집단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데 이어, 농협 등 은행들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해 목표치에 이미 육박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또한 은행권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도 이달 말부터 시작된다.
DSR은 대출자가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DSR이 70%를 넘는 대출을 고(高)DSR로 분류된다. 시중은행은 앞으로 고DSR가 전체 대출의 15%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현재 시중은행 대출 중 고DSR 대출 비중이 19.6%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이달 말부터는 대출 감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농협·수협·기업 등)은 고DSR 대출을 각각 30%, 25% 이내로 맞춰야 해 시중은행보다는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이미 고DSR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고DSR 대출 비중을 10%포인트가량 줄여야 한다.
평균 DSR도 낮춰야 한다.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평균 DSR는 각각 52%, 123%, 128%이다. 이를 2021년까지 각각 40%, 80%, 80% 이내로 줄여야 한다.
은행들은 연도별 평균 DSR 이행 계획을 내고 이를 따라야 하는 만큼 소득이 적거나 대출이 많은 사람은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20년부터 가계대출에 불이익을 주는 은행 예대율(대출금/예수금)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은행 대출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