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역할은 처음과 똑같았다. '프리'했다. 좌우 측면을 넘나들었다. 황희찬과 자유롭게 위치를 맞바꿨다.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수비시에는 미드필드진까지 내려왔다. 자신이 볼을 빼앗긴 경우는 끝까지 상대 선수를 따라가 다시 빼앗기도 했다. 공격이 답답할 경우 빠른 순간 움직임과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A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역할과 비슷했다. 아쉬운 건 코스타라카 때 처럼 PK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다행히도 이재성에 이어 이번엔 황의조가 달려들어 차 넣었다. 손흥민의 미스가 잘 가려졌다. 우루과이의 세계적인 골잡이 카바니는 결승골을 빌미를 제공했다.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무기력했다.
한국(FIFA랭킹 55위)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FIFA랭킹 5위)와 친선 A매치를 치렀다. 한국이 2대1로 승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황의조, 그 뒤에 손흥민-남태희-황희찬을 선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정우영을, 포백에는 중앙에는 김영권과 장현수, 좌우 풀백에는 홍 철과 이 용을 배치했다. 수문장은 김승규를 선택했다. 석현준 문선민 이승우 등은 벤치에 대기한다. 이재성과 박지수는 몸상태가 좋지 않아 명단에서 뺐다.
벤투 감독은 9월 두 차례 A매치와 똑같은 전형을 구사했다. 벤투호는 데뷔전인 코스타리카전(9월 7일)에서 4-2-3-1 포메이션을 썼다. 당시 최전방에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2선에는 손흥민(토트넘) 남태희(알두하일) 이재성(홀슈타인 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사드), 포백의 중앙에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좌우 풀백으로 홍 철(수원삼성)과 이 용(전북)을 배치했다. 골문은 김승규(비셀고베)에게 맡겼다. 당시 한국은 이재성의 결승골과 남태희의 쐐기골로 2대0 승리했다. 두번째 칠레전(9월 11일)에서도 전형은 똑같이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 2선에 손흥민-남태희-황희찬(함부르크)를 세웠다. '더블 볼란치'에는 기성용과 정우영, 포백에는 홍 철-장현수-김영권-이 용을 썼다. 골문에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칠레와 대등하게 싸워 0대0으로 비겼다.
한국의 간판 스타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포지션과 역할이 똑같았다. 벤투 감독이 A대표팀에서 손흥민에게 주문하는 역할이 분명히 드러났다.
손흥민의 팀내 역할은 크게 다양했다. 세트피스시 키커로 나섰다. 공격이 답답할 경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빈 공간으로 달려나갔다. 공이 잘 돌지 않을 경우 허리 지역에서 공을 잡아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전반 두세 차례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우루과이 2~3선을 흔들어 놓았다. 아쉬운 건 전반에는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아 슈팅으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PK를 찼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황의조가 달려들어 차 넣었다.
손흥민은 선배 기성용(뉴캐슬)으로부터 A대표팀의 캡틴 역할을 이어받았다. 손흥민은 이미 검증된 주장감이다. 그는 와일드카드로 후배들을 이끌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손흥민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도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으로 기적같은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쐐기골을 넣기도 했었다.
그는 우루과이전으로 이미 A매치 73경기(23골)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그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선후배들은 모두 손흥민의 기량과 경기력을 인정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한국 축구의 기둥이다.
손흥민은 11월 호주 원정 A매치 때는 차출되지 않은다. 대한축구협회가 아시안게임에 손흥민을 차출하면서 토트넘과 합의한 부분이다. 상암=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