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측의 재고를 부탁드립니다."
'맏형' 이 용(전북)의 진심이었다. 최근 한국축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이어지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A매치 4경기 연속 매진 행렬이다. 손흥민(토트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는 아이돌급 인기를 얻고 있다. K리그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대표팀이 만든 기운을 받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14일 경찰대학은 아산무궁화축구단에 올 시즌 충원 불가 공문을 발송했다.<스포츠조선 9월 14일 단독 보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예기간 없이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2019시즌 14명만 남게되는 아산은 K리그2(2부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 K리그 선수규정 제4조 제1항에는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으로 명시돼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경찰 측은 이렇다할 입장 표명이 없다.
이 용이 이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용은 아산 출신은 아니지만 상주 상무를 통해 군복무를 마쳤다. 상주에서 실력을 유지한 이 용은 대한민국 최고의 오른쪽 윙백 지위를 놓지 않았다. 이 용은 "최근 경찰축구단과 관련해서 좋지 않는 소식이 있다. 국가정책에 따른 의경제도 폐지는 당연한 것이다. 다만, 리그에 엄청난 부작용을 끼치면서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경찰축구단 입대를 기다리던 선수들 뿐만 아니라 아산구단의 해체로 인해 산하 유소년팀까지 모두 해체될 수 있다고 들었다. 선수들, 특히 미래 국가대표를 꿈꾸는 유소년 선수들은 무슨 죄인가. 모든 정책과 제도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나. 약간의 유예기간만 있으면 모두가 만족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용은 마지막으로 "경찰 측의 재고를 부탁드린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 용은 마지막으로 K리그에 대한 사랑도 호소했다. 그는 "최근 한국축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게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런 분위기를 K리그에서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A매치 못지않게 K리그 또한 스릴과 감동이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K리그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국가대표는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팬분들의 K리그 사랑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