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선탑재(판매 전 기본 제공) 애플리케이션(앱)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다한 배터리 소모와 동시에 선탑재 앱 중심의 앱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갤럭시S9 기준)에 선탭재된 앱은 62개다. 구글 앱 11개, 제조사 앱 26개, 통신사 앱 25개였다. 미국의 선탑재 앱이 39개, 호주 36개, 영국 40개, 독일 45개 보다 월등히 앞선 수치다. 국내보다 선탑재 앱 수가 많은 곳은 일본(62개)이 유일했다.
국가별 스맡트폰의 선탑재 앱 수의 차이는 통신사 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선탑재 앱 중 구글의 앱 수는 모두 11개, 제조사 앱은 18~26개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통신사 앱은 국가별로 2~29개로 차이가 컸다. 통신사 앱의 경우 미국과 호주, 유럽 국가는 2~10개 수준인 반면, 한국과 일본은 25~29개에 달했다. 제조사 앱은 미국이 18개로 가장 적었으며, 나머지 국가는 23~27개였다.
박 의원은 "스마트폰에 앱이 선탑재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운영체제(OS) 구동 등에 필요한 필수앱을 제외한 선택앱의 경우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필수앱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선탑재 앱 자체는 늘었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시행령 개정 전인 2016년 12월 기준 선탑재 앱은 총 55개로, 이중 삭제가 불가능한 필수앱은 30개였다. 올해 기준 선탑재 앱은 총 62개, 필수앱은 14개로, 개정 이전보다 통신사 앱이 7개 늘었다. 구글과 이통3사의 앱 선탑재가 차지하는 스마트폰 저장 공간은 3.38G에서 최대 3.41G에 달한다.
박 의원은 "선탑재 앱은 이용자 선택권 보장, 이용자 불편 최소화,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정부차원의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