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공식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9월 28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30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8위로 떨어졌을 때 포스트시즌은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었다. 이로써 2018년 KBO리그 포스트시즌 탈락이 결정된 팀은 NC 다이노스, KT 위즈에 이어 LG까지 3팀으로 늘어났다.
지난 겨울 류중일 감독을 선임하고 김현수를 영입해 '가을 야구'를 꿈꿨던 LG는 전반기와 후반기 뚜렷한 행보 차이를 보이며 추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69승72패3무(0.489)였던 성적마저 더 떨어졌다. 오는 13일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이긴다 해도 68승75패1무(0.476)로 지난해보다 1푼 이상 승률이 낮다. 또한 1994년 이후 24년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팀이 됐다.
참으로 아쉬운 시즌이 아닐 수 없었다. LG의 추락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마운드 부실, 타선의 집중력 약화, 벤치의 임기응변 부족 등이다. 물론 이는 모두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난 현상들이다. LG의 순위는 지난 6월 19일 2위까지 올랐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도 48승41패1무로 4위였다. 7월 19일에는 51승41패1무로 승률 5할에서 10경기나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7월 20~22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3연전을 스윕당하고 24~2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5연패에 빠지면서 추락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7월 21일 경기에서 중반까지 8-1의 리드하다 불펜진 난조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 충격이었다. 7월 31일~8월 2일 두산에 다시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분위기는 더욱 다운됐고, 이후 8연패에 빠지며 순위가 5위로 밀렸다. 특히 두산과의 원정 3연전을 또다시 스윕당하면서 선수단의 사기가 크게 꺾였다.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동안 전력을 추슬러 보겠다고 했지만, 9월 16~22일 6연패를 당하며 6위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추락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가을 야구의 꿈을 포기하게 됐다.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의 3분의 2를 결장한 건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판단 과정을 비롯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불펜의 핵인 김지용이 7월 28일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다 결국 수술을 받은 것도 불펜 운영의 한계가 드러난 대목이다. 김현수가 한 시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무척 뼈아팠다. 김현수는 9월 4일 KT전서 수비를 하다 발목을 다쳐 현재도 재활중이다.
프런트와 벤치는 후반기에 위기가 계속되는데도 조직과 선수단에 아무런 대책이나 개편안을 내놓지 못했다. 선수가 없다는 얘기만 했지 실제 2군 선수들을 폭넓게 파악하고 활용하지 않았다. 투타, 수비에서 모두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심지어 통감하는 인사조차 없었다. LG의 강력한 원투 펀치인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은 합계 18승(각 9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타선의 지원과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력의 기복이 매우 컸고, 레이스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LG가 시즌 종료 후 프런트와 선수단에 어떤 변화를 줄 지 지켜볼 일이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의 소재는 파트별로 분명하게 파악하고 조치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