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에픽세븐'이 출시 약 3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3위로 상위권에 안착한 모양새다.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스케일을 내세운 MMORPG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2D RPG 에픽세븐이 이 같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 에픽세븐이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들이 세계관에 몰입하고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에픽세븐의 경쟁력은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매력인데, 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은 스토리다.
에픽세븐 스토리의 볼륨은 풍성한 편이다. 일반 난이도와 월드 난이도로 구성된 스테이지는 각각 10개의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스테이지 별로 서브 스토리까지 포함되어 있어 볼륨은 상당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월드 난이도의 경우 일반 난이도에 비해 스토리의 비중이 다소 부족한 편이며, 난도가 높아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이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설정된 월드 난이도의 권장 전투력을 낮추는 것은 어렵지만, 유저들이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업데이트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벤트로 진행된 알렉사의 서브 스토리 '사모하는 스승님'이나 유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혼돈의 레인가르 만월제' 같은 이벤트 던전으로 세계관의 깊이를 더하면서, 추가적인 스토리에 대한 유저들의 갈증을 해소시키고 있는 것은 좋은 방향성이라고 볼 수 있다.
수집 요소가 강한 게임인 만큼, 영웅 밸런스 조정도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픽세븐의 경우 '알렉사', '키리스', '카마인로즈' 등 3성 영웅임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시장에 나와있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에 비해 등급이 낮은 영웅의 활용폭은 넓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용도가 부족한 영웅들이 존재한다. 특히 5성 영웅 중 '빌트레드'나 '루트비히'는 부족한 성능으로 인해 유저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서비스 초기 '라비'의 성능을 조정하면서 영웅 밸런스를 조정한 바 있는데, 해당 영웅들 역시 적합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성을 고려한 업데이트 역시 중요하다. 현재 에픽세븐은 반복전투와 배속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데, 국내 유저들의 빠른 콘텐츠 소모 속도를 고려한 장치로 생각된다.
하지만 에픽세븐의 경우 최대로 보유할 수 있는 행동력에 비해 스테이지마다 소모되는 행동력이 상당한 편이며, 대부분의 콘텐츠가 행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굳이 반복전투와 배속 기능을 제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물론 에픽세븐은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한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다만 서비스 초기 운영 이슈 등의 문제를 겪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음에도 빠르게 문제를 수습하면서 상승 궤도에 올라선 만큼, 지속적으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이뤄진다면 대형 MMORPG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게임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김동준 게임인사이트 기자 kimdj@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