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꽤 힘겹다. 외국인 투수들도 모두 한차례 이상 2군에 다녀왔다. 최근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구창모는 시즌 중반까지는 불펜을 오가며 구위 유지에 애를 먹었다.
이재학이 그나마 버텨주고 있었지만 시즌 후반 체력이 많이 떨어진 눈치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5선발이었다. 최금강 정수민 최성영 이형범 김건태 등 많은 선발 자원들이 풀타임 5선발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5선발 자리에 마지막 시험대에 오를 선수가 나타났다. 이달 초 경찰청야구단에서 전역한 우완 사이드암 박진우다.
박진우는 팀에 복귀하자마자 1군 경기에 투입됐다. 이미 3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59를 기록중이다.
2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박진우는 호투했다. 6-6으로 팽팽한 접전이었던 8회 등판해 1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냈다. 이 정도면 전역 후 실전감각은 충분히 점검한 셈이다.
박진우는 경찰야구단에서 선발로 활약했었다. 때문에 선발로 등판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유영준 감독대행은 "구위나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불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음 주 초 롯데 자이언츠와의 2연전에 선발 등판할 수도 있다"고 운을 뗐다.
덧붙여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코칭스태프들과 상의중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건태가 지난 19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다시 대체선발로 박진우만한 카드는 없는 상황이다. 박진우는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그는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서 시작해 2015년에는 1군에서도 뛰었다. 하지만 2015년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하지만 두산에서는 1군에서 뛰어보지도 못하고 경찰에 입단하게 됐다. 그리고 경찰 복무중 다시 2차 드래프트로 NC에 돌아왔다. NC 관계자는 "첫 2차 드래프트 당시 코칭스태프들도 박진우를 보낸 것을 굉장히 아쉬워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박진우의 보류권을 푼 것을 알고 바로 박진우를 지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구가 좋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우리 팀 마운드에 꼭 필요한 존재다"라고 했다.
박진우는 이제 NC에서 본격적으로 비상을 꿈꾸게 됐다. 천금같은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박진우가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