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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의 공포', 국내 엄습…국내산 천일염에서도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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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미세플라스틱이 국내산 천일염에서도 다수 검출돼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물티슈·콘택트렌즈 등 전방위적으로 검출되면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고분자물질인 플라스틱은 분해가 잘 되지 않는 물질로 풍화작용 등으로 잘게 쪼개지는데, 크기 5㎜ 이하의 플라스틱을 미세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다른 유해물질을 흡착하는 성질 때문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해양수산부가 의뢰해 목포대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호주·뉴질랜드·프랑스 등 외국산 소금 4종과 국내산 소금 등에 대해 불용물질 필터 결과 모래 형태의 사분·토양·곤충 등이 확인됐다. 소금 내 불용물질은 프랑스산에 이어 국내산 천일염에서 가장 많이 관찰됐고, 뉴질랜드 천일염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관찰됐다.

보고서는 "5㎜ 미만의 작은 불용물질은 그 크기가 매우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된다"며 "2015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바다로 유입된 쓰레기는 약 480만∼1270만t으로 이 가운데 석유화합물이 많았다고 보고됐다"고 전했다. 즉 바닷물에 있는 불용물질은 석유화합물, 플라스틱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의 고체플라스틱 조각으로, 정식이름은 '폴리에틸렌' 또는 '폴리프로필렌'이다. 애초에 피부관리용품 등의 목적으로 작은 크기로 생산되기도 하지만 페트병이나 비닐봉지 등이 시간이 지나며 작게 부서져 생성되기도 한다. 이름 그대로 너무 작은 크기여서 하수 정화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하천이나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 간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 물고기 등 해양 생물의 먹이가 돼 어류의 성장과 번식에 장애를 유발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인간의 몸속으로 다시 들어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상세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이 제조 과정에 첨가된 다양한 유해화학물질뿐 아니라 물속에 녹아 있는 다른 유해물질까지 흡착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몸속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이 체외로 배출돼도 플라스틱에 함유돼 있던 이 유해물질은 체내에 흡수돼 축적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하천·해양환경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죽음의 알갱이'라고 불리며, 유럽과 북미 지역 등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올해 초 영국 정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물티슈 등 일회용 제품을 모두 포함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플라스틱 렌즈가 폐수로 배출돼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도 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세안제·각질제거제 등의 화장품 원료나 치약·치아미백제·구중 청량제 등 의약외품의 첨가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정한 바 있다. 또한 환경부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배출량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커피전문점 실내에서는 일화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는 등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도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미세플라스틱의 사람에 대한 유해성 기준이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이번에 보고된 천일염에 대해서도 중금속 기준만 있고, 플라스틱에 관한 규정은 전무하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천일염 관련 미세플라스틱 검출 기준은 국제적·국내적 기준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다"면서도,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제기된 만큼 관련 부처와 협의해 전반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