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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베이스볼]'대표팀 감독' 선동열, AG서 10번째 우승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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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해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선동열 감독을 선임할 때 계약 기간을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라고 못박았다. 한국야구 사상 처음으로 '전임감독제'를 도입한 것인데, 선 감독은 대표팀 취임 후 첫 참가한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선 감독은 엔트리 25명을 모두 '24세 이하'로 뽑으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도쿄올림픽까지 가서 성적을 내고 싶다. 지금부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표팀 구성과 운영에 있어 전략적 연속성을 강조한 것이다. 3년에 걸친 장기 계획에 따라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을 발전시키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의 대표팀 감독 데뷔 무대였던 APBC에서 거둔 준우승을 '실패'로 치부할 수는 없었다. 24세 이상 3명을 포함시킨 정예 멤버 일본을 잡는다는 건 애초 힘들었다.

선 감독의 두 번째 대회가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프로 10개팀을 망라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뽑겠다"는 원칙을 전제로 24명을 선발한 선 감독은 '병역 미필선수'와 관련해 논란을 겪기도 했지만, 전력 면에서 본다면 금메달 획득은 무난해 보인다. 일본과 대만이 실업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물론 대표팀 감독으로서 모든 경기와 대회에는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금메달에 실패할 경우 날아들 비난 역시 감독의 숙명이다.

선 감독이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건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를 맡으면서부터다. 2005년 삼성 감독에 오른 그는 2012년 KIA 타이거즈로 옮겨 3시즌을 지휘한 뒤 프로 무대를 떠났다. 그 사이 대표팀 코치로도 맹활약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7년 아시아선수권 겸 베이징올림픽 지역 예선, 2015년 제1회 WBSC 프리미어 12, 그리고 2017년 제4회 WBC에 코치로 참가해 국제대회 감각을 쌓아나갔다. 그는 코치 시절 대표팀에서 주로 투수 파트를 맡았다. 제1회 프리미어 12에서는 우승의 감격을 맛봤고, 제4회 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의 수모도 당해봤다.

선 감독의 최종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치면 다음 대회는 2019년 제2회 WBSC 프리미어 12이다. 그리고 도쿄올림픽이 기다린다. 지금 프로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도쿄까지 가겠다는 것이 선 감독의 기본 계획이다.

선 감독의 선수 시절 명성은 국제대회보다는 프로무대에서 기인 것이 대부분이다. 1982년 서울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이었다는 것 말고는 크게 기억에 남는 대회는 사실 없다. 그가 선수로 뛰던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정식종목 취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더구나 프로선수는 참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1998년 프로 선수 참가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야구의 세계화 추세와 맞물려 국제대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선수마다 명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선 감독은 선수와 프로 지도자, 대표팀 코치로 이룰 것은 다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프로무대에서 선수로 6회, 감독으로 2회, 국제대회 코치로 1회의 우승을 맛봤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첫 우승에 도전하는 무대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에서 그동안 4차례 우승했다. 선 감독이 1998년 방콕대회 주성노 감독, 2002년 부산대회 김인식 감독, 2010년 광저우대회 조범현 감독, 2014년 인천대회 류중일 감독에 이어 5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겨줄 지 지켜볼 일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닷새간의 짧은 합숙훈련을 마치고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26일 대만과의 조별 예선 1차전까지 전력을 점검하고 상대를 파악할 시간이 있다. 첫 경기를 잡으면 우승까지 가는 행보에 큰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