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이 반슬라이크에게 "네 스윙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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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경쓰지 말고 네가 가지고 있는 스윙을 해라."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스캇 반슬라이크가 드디어 첫 홈런을 터뜨렸다. 반슬라이크는 지난 1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두산이 4-2로 앞서던 7회말 롯데 진명호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모두가 기다리던 홈런이다. 반슬라이크는 지난 7월초 대체 외국인 타자로 두산에 입성했지만, 1할대 타율에 허덕이다 6경기만에 엔트리 말소됐고, 한달 가까이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다.

지난 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1군에 돌아왔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9~10일 KT와의 2연전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롯데전에서는 첫 홈런을 포함해 볼넷도 2개를 골라내며 3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반슬라이크가 고른 볼넷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초반에는 한국 투수들에 대한 대비와 적응이 전혀 안된 상태였다. 볼넷 출루와 홈런은 이제 어느정도 공이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산 동료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반슬라이크의 홈런에 기뻐했다. 이튿날 12일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어제 경기를 앞두고 통역을 통해 컨택트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윙을 하라고 말했다"면서 "그래도 홈런이 나와 다행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한 방씩 터뜨려주면 좋을 것"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팀 합류 초반에 반슬라이크는 왼발 스탭 문제로 제 타이밍에 스윙을 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과 비교했을‹š 스탠스에 변화를 줬고, 2군에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이제는 더 좋아진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반슬라이크가 평균 이상의 활약만 해줘도 두산은 힘을 받는다. 주전이 탄탄하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대체 자원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당장 주전 외야수 중 한명인 박건우가 부상으로 빠져있기 때문에 반슬라이크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활용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